<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이달 말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한다. 지난달 손해율이 100%를 넘자 당국의 보험료 인상 제재에도 불구하고 내린 결단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오는 29일 3.5%의 차 보험료 인상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2월 중에는 삼성화재 3.3%, DB손보 3.4%, 현대해상이 3.5% 인상할 것으로 전해진다.

손보사들이 작년 3%대, 1%대 두 차례 차 보험료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올 초 또 한 번 보험료를 올리는 이유는 지난해 손해율이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오르면서다.

12월 해당월 가마감 기준으로 삼성화재는 100.1%, 현대해상 101.0%, DB손보 101.0%, KB손보 100.5%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2019년 누적 손해율(가마감)도 삼성화재(91.0%), 현대해상(91.7%), DB손보(91.5%), KB손보(92.0%)가 90%를 웃돌며 적정 손해율(77~78%)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1~11월 영업적자는 이미 1조2938억원에 달한다. 12월 100%를 넘어선 손해율이 적용되면 연간 역대적자 규모가 최대치인 1조5369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크다.

손해율은 고객이 낸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금을 나눈 비율로, 100%를 넘는다는 것은 보험금 지출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한화손보와 메리츠화재 등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타 중소형 손보사들의 보험료 인상도 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량 고객 위주로 자동차보험을 운용하는 메리츠화재도 지난달 손해율이 99.0%를 기록했다. 연간 누적손해율은 88.4%로 대형사보다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과 손해율이 메리츠화재보다 높은 한화손보도 보험료 인상이 예견된다.

손보업계의 보험료 인상폭은 당초 업계가 주장해 온 최소 5%대 인상안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금융당국의 보험료 인상 제재에 가로막힌 탓이다.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이 차량 구매 시 의무로 가입하는 보험인 만큼 소비자 물가 안정을 위해 인상폭을 제한했다. 2001년 자동차보험 가격 자유화가 시행됐지만 금융당국의 입김이 매년 작용하면서 손보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적자가 커지면서 10%의 보험료를 인상해야만 손해율이 안정된다”면서 “하지만 당국의 보험료 인상 제동으로 당초 주장했던 5%보다 낮은 3%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2회의 보험료 인상과 올 초 보험료 인상을 단행하지만 가시적인 손해율 개선이 확인되는 시점은 2분기 말부터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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