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우리금융연구소)
(자료:우리금융연구소)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미·중 무역협상 합의 등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올해 미국 잠재 성장률이 2.0% 수준으로 연착륙 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우리금융연구소 글로벌연구센터 권영선 센터장, 이다은 연구원은 지난 13일 ‘2020년 미국 경제 전망과 리세션 위험 점검’ 보고서를 통해 “외생 변수 중에서 발생 확률은 낮지만 현재화될 경우 경기침체를 초래할 시나리오가 몇 가지 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2019년 2.3%에서 올해 2.0%(잠재성장률 수준)로 둔화될 전망이다. 법인세 인하로 기업투자가 둔화하고, 소득세 인하와 복지지출 확대로 정부지출의 성장기여도가 축소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탓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에서 2.3%로 소폭 인상되고,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상단 1.75%)에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6월부터 시작된 경기 확장이 사상 최장인 126개월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다.

권 센터장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 시나리오를 ▲미국·이란간 전면적 군사 충돌 ▲2단계 미중 무역협상 결렬과 관세·수입제한 조치 재실행 ▲미국 대통령·상원 선거에서 민주당 승리 등 3가지를 꼽았다.

우선 이란이 미국 군사 시설 이외에 중동내 석유시설을 공격하거나 원유 수송을 방해할 경우 단기간에 유가가 급등하고 경제 주체들의 심리 훼손,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초래해 경기 침체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과의 거래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홍콩 민주화 법안과 관련한 갈등도 증폭되면서 2단계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고 상호보복 관세와 수입제한 조치가 재실행되는 시나리오도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민주당이 대선과 상원의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 또한 경기 침체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미국 의회는 하원(민주 233석, 공화 197석)과 상원(민주 47석, 공화 53석)을 민주당과 공화당이 양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의료보험개혁과 법인세 인상, 소득불균형 완화, 기업 지배력 축소 등의 경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모두 현 정부와 반대되는 정책들이다.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크게 높아져 연준이 단기간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는 등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빠르게 전환할 경우에도 리세션 위험이 높아진다고 진단했다. 리세션이란 경기순환 중 경기후퇴 국면으로 경제활동이 활기를 잃어 그 규모가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현상을 말한다.

다만 연준이 선제적·탄력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면서 통화정책 파급시차를 감안하면 적어도 올해 인플레이션 위험이 현재화될 확률은 낮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내 자기실현적 위험회피 성향이 확산되면 금융 불안을 통해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국의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2008년 86%→2019년 66%)은 낮아졌지만 기업부채 비율은 사상 최고치(2008년 101%→2019년 132%)로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 회사채 투자 위험이 다수의 개인·기관투자자에게 분산돼 있고, 연준도 유동성을 적극 공급하고 있어 기업부채수준에 대한 우려만으로 경기 침체가 촉발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 센터장은 “올해 미국 경제는 정부·연준 등이 경기 침체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해 잠재성장률 수준(2.0%)으로 연착륙할 전망”이라며 “올해 초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미국 경제는 지난해와 달리 한국 경제와 금융 시장에 우호적 환경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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