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중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은 17일 올해 첫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유지 결정은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로 작년보다 대외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우리나라 수출 상황이 개선되고,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도 바닥을 찍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한은은 지난해 7월과 10월 경기 부진으로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내린 다음, 11월부터 1.25%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두명으로 확대됐다.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과도 부합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9%가 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외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경기선행지수, 수출 등 일부 경제 지표 개선에 따른 경기반등 기대도 커지고 있는 영향이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결정문을 통해 “국내 경제는 부진이 일부 완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며 “건설투자와 수출이 감소를 지속했지만 설비투자가 소폭 증가하고 소비 증가세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중 GDP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한 2%대 초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지겠지만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소비 증가세는 완만하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현재 기준금리가 낮은 수준이지만, 올해 경기 회복 가능성을 감안하면 추가 인하 명분은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지난해 12월 추가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중 추가적인 가계대출 증가율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한국은행이 금리인하의 허들로 제시하고 있는 금융불안정성 누증 리스크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정부의 공격적인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지난 11월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5.05%로 2014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애널리스트는 “지난 총재의 신년사에서 금통위원 연임 언급이 있었던 점 역시 중요하다”며 “금통위원 연임은 전례 없는 일이지만 이주열 총재의 연임 역시 굉장히 이례적이었던 만큼 가능성을 완전히 닫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분기 금리인하 전망을 여전히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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