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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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지난해 4분기부터 판매한 카드사 중금리 대출이 가계대출 총량규제서 제외됐지만 카드사에 미치는 실익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신용카드가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한 중금리 상품만 선별적으로 총량규제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실제 총량규제서 제외된 공급액은 전체 카드대출액의 1%에도 못 미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가 지난해 4분기(9~12월)동안 공급한 중금리 대출액은 약 681억원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지난해 4분기 출시한 ‘KB국민중금리론’를 통해 168억9500만원, 5709건을 취급했다. 기존 일반대출 상품이었던 ‘이지론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총 2049억3100만원이 판매됐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 판매액을 단순평균해보면 약 512억원 수준이다.

신한카드도 MF일반대출상품을 통해 지난해 2367억7500만원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했다. 다만 MF일반대출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금리구간이 중금리 요건에 맞춰 변경된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4분기 이후 공급액은 대략 591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의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이용액이 각각 15조4016억원, 23조4680억원에 달했다는 점과 비교해 봐도 카드사의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전체 대출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기존에 판매하던 일반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구간을 중금리 요건에 맞게 변경한 뒤 판매에 나섰지만 가계대출 총량규제서 제외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이 지난해 4분기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중금리 대출상품을 제외해주면서 중금리 시장에 진출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따라 카드사들은 대출 증가율을 전년 말 대비 7% 이내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지만 중금리 대출은 규제와 상관없이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 중금리 대출 시장에 진출한 카드사는 KB국민카드,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총 5곳이다. 단 금융당국은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 미만이고 가중평균금리는 16.5% 이하, 신용등급 4~10등급인 차주에게 70% 이상을 실행한 가계신용대출상품만 중금리 대출로 인정했다.

카드사들은 중금리 대출 흥행 실패는 예견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카드사에 기존 신용카드 고객은 카드사가 출시한 중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신용카드 고객은 금리가 비슷한 카드론을 이용하면 돼 신규 출시한 중금리 대출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카드사의 중금리 대출은 신용카드를 보유하지 않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만 판매됐다. 카드사가 판매하는 대출상품은 대부분 카드를 보유한 고객이 이용하는 만큼 수요가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총량규제에서 중금리 대출을 제외시켜주기로 하면서 신상품을 출시한 것”이라며 “상품 출시 당시에도 활성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판매 대상이 신용카드를 소유하지 않은 일반 고객으로 한정되면서 수요가 더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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