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자본시장연구원
자료=자본시장연구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 발간건수가 최근 몇 년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리서치 보고서를 작성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가 줄어드는데다, 증권사 영업활동 다각화에 따라 보고서 수요가 감소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 발간 감소 현상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 발간건수는 지난해 7만4148건으로 집계됐다. 리서치 보고서 발간건수는 2013년 9만5215건으로 고점을 찍은 후 지속 감소해 2018년에는 7만94건까지 떨어졌다.

자기자본 상위 5개사(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의 보고서 비중 감소도 두드러진다. 상위 5개사는 2017년 2만6725건을 발간해 전체의 34.2% 비중을 차지했지만 2018년 2만2922건, 지난해 2만2839건으로 감소해 비중이 30.8%로 감소했다.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 가운데 기업 분석보고서는 2012년 3만5896건 이후 지속 줄어들어 2018년에는 2만8059건을 기록한 후 지난해 2만9532건으로 소폭 늘었다. 전반적인 리서치 보고서 발간건수 감소 중에서는 시가총액 20% 이하 중소형주에 대한 분석보고서가 가장 크게 줄었다. 2013년에는 515건이 발간됐지만, 지난해에는 112건에 그쳐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가 감소하는 이유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가 줄어든 점이 영향을 줬다.

지난 10일 기준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증권사 금융투자분석사 수는 총 1052명이다. 국내 증권사 소속 977명과 외국 증권사 국내지점 애널리스트 75명으로 구성됐다. 1500명이 넘었던 2010년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감소한 수준이다.

금융투자분석사 감소율이 증권사 리포트 발간건수 감소율을 웃돌면서 1인당 평균발간건수는 2013년 52건에서 지난해 70.5건으로 증가했다.

애널리스트 리서치 보고서 수요가 줄어든 점도 주효했다.

증권사들은 최근 몇년동안 증시 및 공모펀드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영업활동 다각화를 진행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증권사 영업활동 중 수탁 수수료 비중은 지속 하락하고 있다. 증권사 수탁수수료가 수수료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59.4%에서 2019년 3분기 37.6%까지 감소했다. 수수료 수익 증가분의 대부분은 위탁매매 외의 부문(IB, 자산관리 등)에서의 수익 증가에 기인했다.

그동안 애널리스트 리서치 보고서는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증권사가 주식 위탁매매 영업을 하는 데에 많이 활용돼 왔지만 시장 침체로 침체로 수탁수수료가 감소하면서 애널리스트의 역할과 규모가 축소되는 상황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심수연 선임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정보접근성이 개선되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의 발달로 직접투자도 증가하면서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대한 의존도가 많이 낮아지고 있다”며 “다만 2019년 중 금융투자분석사 수가 소폭 증가한 것은 최근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일부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글로벌 리서치 부문을 강화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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