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현행 기준금리인 1.50~1.75%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증권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글로벌 확산을 고려해 미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 연준은 지난 29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FOMC 1월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현행 수준(1.50~1.75%)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에 이은 두번째 둥결 결정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7월 말 이후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고용시장과 경제활동이 견조항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성명서 문구 역시 기존과 거의 유사했다. 다만 기업투자와 수출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가계 소비 증가 속도가 ‘강하다(strong)’는 표현에서 ‘moderate(완만한)’으로 하향 조정됐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여행 제한과 비즈니스 중단 등으로 중국, 아마도 전세계적 경제활동에 일부 차질이 있을 수 있다”며 “매우 주의 깊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둔화 가능성과 이에 따른 통화정책의 변화 여지를 남겨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미 연준이 연내로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장기적으로 물가 회복세가 지속되지 않는 한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교보증권 백윤민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통화정책 동결기조가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단언하기는 이르다”며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은 인상보다는 인하로 예상”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애널리스트도 “연준 정책의 변곡점은 오는 2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분기는 미국의 실업률 갭 역시 IT 버블 수준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기”라며 “2분기 연준의 자산매입 종료와 맞물려 연준의 금리인하 요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 연준이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 하건형 애널리스트는 “성명서 문구와 파월 의장 기자회견에서 볼 때, 연준은 상당 기간 현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연방기금 선물 시장에서는 금년 1~2차례 정도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등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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