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보험설계사를 시작했다는 지인들의 연락이 온다. 좋은 보험이 있다며 가입해 달라는데 정말인지 모르겠다. 받는 월급은 뻔한데, 관계 때문에 가입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재무설계'에 도움이 되는 보험인지 알아보고 싶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 [편집자 주]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중소형사들 보면 매각하고 그러잖아? 우리 회사는 대형사기 때문에 절대 안 망해, 걱정하지 말고 가입해”

대형 보험사 전속설계사로 근무하는 지인의 영업 방식이다. 이 같은 영업 방식은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에서도 볼 수 있다. 상품을 비교·설명해주며 대형사는 안정적이라고 말한다.

대형 보험사가 안정적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보유한 자산의 규모가 크고, 제도나 정책 변화에도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도 안정적이지만 미래에도 안정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내용만 보면 무조건 대형 보험사 상품에 가입해야 할 것 같다. 상품별로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이점이 서로 달라 잘 따져 가입하는 게 맞다.

예를 들어 건강한 30세 남자가 6000만원의 보장을 받기 위해 종신보험을 가입 하고자 한다. 대형 A보험사와 중형 B보험사의 상품 중 가입을 고민한다.

동일 조건으로 가입한다고 할 때 A보험사에는 6000만원을 보장받기 위해 월 12만9000원의 보험료를 20년간 내야 한다. 반면 B보험사 상품은 11만1600원의 보험료만 내면 된다. 

사망보험금이 아닌 미래 연금 재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해지환급금을 본다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진다. 납입 완료 시점인 20년 뒤에는 A보험사 2688만원(납입보험료 대비 86.8%), B보험사2538만원(94.8%)이다. 연금을 개시하는 시기에 접근하는 64세(납입 35년 경과)에는 A보험사 3701만원(119.5%), B보험사 3593만원(134.2%)이 된다.

저축성보험은 대형사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자본력이 탄탄한 만큼 중소형사 대비 더 높은 이율을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올해 초 보험사들이 저축보험에 부리한 공시이율은 삼성생명이 2.56%로 가장 높았고, 한화·교보·ABL·푸본현대생명이 2.55%로 뒤를 이었다.

자동차보험도 대형 보험사에 가입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대형사들은 중소형사 대비 넓은 자동차보험 영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어 서비스를 받기 쉬울 뿐 아니라 보험료도 저렴한 편이다. 

소비자는 변액보험이나 큰 액수로 보험을 가입하지 않는 한 보험사가 파산해도 5000만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만일 보험사가 파산해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해 대형사 상품만 가입하려 한다면 걱정할 필요 없다. 금융당국의 주도 하에 내 계약은 다른 회사로 이전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