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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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1%대로 떨어졌다. 그동안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 대비 높은 예·적금 금리를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찍자, 역마진을 대비해 금리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4일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1.95%다.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달 1일까지만 해도 2%가 훌쩍 넘었지만 지속 하락해 2% 아래로 내려왔다. 1년 전(2.47%)와 비교 해봐도 0.52%포인트 떨어졌다.

2년 만기 예금금리와 3년 만기 상품 역시 각각 1.87%, 1.99%로 2%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평균 2% 아래로 낮아진 것은 2016년 3월 이후 두 번째다.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고금리 정기예금상품을 출시해 수신고객을 확보해왔다. 또한 저축은행업계는 새로운 예대율 규제에 따라 올해부터 예대율을 110%로 맞춰야 하는 탓에 고금리 정책을 유지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연 3%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1.25%)로 낮추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은행들도 통상 정기예금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1%초중반대로 낮아진지 오래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고금리대출을 지양하고 연 10% 전후의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라고 압박하면서, 예대마진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저축은행들은 예금과 같은 수신업무를 통해 대출 등 여신업무를 수행하는 선순환구조로 예대마진을 얻는다.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대출금리를 낮춰야 하는 상황에서 수신 규모가 커진다면 향후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 예금 이자만 늘어나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

저축은행업계에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2분기 중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저축은행 예금금리도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예대율 규제에 대비해 충분한 예수금을 확보해놨다”며 “기준금리도 지속 낮아져 초저금리 시대에 돌입한 만큼, 예금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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