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자본시장연구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의 모국투자 편향도(HB지수)는 여전히 높아, 해외 주요국 대비 해외 시장에 과소투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 4일 발표한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투자 편향도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투자 잔액은 약 3184억달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최대치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3분기 기준 일반정부 부문의 해외주식 투자잔액은 약 1935억달러로 국내 투자자의 총 해외주식투자 잔액의 약 61%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최대 투자 대상 국가는 미국으로, 2018년 말 기준 국내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식 보유잔액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중국 7.13%, 일본 5.73%, 영국 5.37% 순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는 지속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의 투자대상 지역별 해외주식투자 편향도(HB지수)는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HB지수는 국내 투자자의 전반적인 해외주식 보유 비중에 대한 편향도를 나타내며, 높을수록 해외주식 투자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8년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HB지수는 0.79%으로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 투자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여전 히 국내 주식에 매우 높은 집중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즉,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우리나라 주식시장 규모를 고려한 이론적 최적치 대비 낮은 수준인 셈이다. 2018년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주식투자 총개(국내 및 해외주식) 대비 해외주식 투자 잔액 비중은 약 21%로 집계됐다. 이는 영국(64%), 독일(60%), 미국(24%), 일본(30%)과 비교 해봐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자본시장연구원 김한수 연구위원은 “국내 투자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에 대해 최대 편향치 대비 90%를 상회하는 높은 과소투자 편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투자자들이 높은 HB지수를 보이는 이유로 해외투자를 통해 위험분산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점에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투자자의 높은 신흥국 투자비중은 해당국 리스크에 대한 과도한 노출로 인해 포트폴리오투자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관점을 전환해 해외주식 투자의 가장 큰 이점인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한 국제적 위험분산 효과’를 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해외주식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서는 투자대상국의 주식시장 규모, 국내 시장과의 상관관계 등 위험 분산 측면에서의 주요 변수 등에 대한 적절한 고려를 통해 지역별 자산배분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김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의 경우 해외주식투자 관련 정보 접근성이 여타 투자주체 대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각국별 고유위험 및 환위험 등과 같은 해외투자에 따른 각종 리스크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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