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자본시장연구원
자료=자본시장연구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팝증권(DLS)의 위험등급을 세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파생결합증권은 다양한 기초자산과 연계돼 있는데다, 손익 구조도 복잡하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상품 위험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하지만 위험등급이 세분화돼 있지 않아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장근혁 연구위원은 ‘파생결합증권 위험등급 세분화에 대한 제안’ 보고서를 통해 “파생결합증권은 다양한 기초자산과 연계돼 있으며, 손익 구조도 복잡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 게 상품의 위험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지만, 주식이나 채권 등 다른 금융상품들과 동일한 위험등급 체계로 구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LS는 코스닥과 같은 주가 지수에 따라 수익률 이 결정되는 상품으로, 국내 파생결합증권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조기상환형 스텝다운(step-down) 구조가 ELS의 주류를 이루며 세부 조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기초자산 변동성과 낙인(KnockIn)배리어 수준에 따라 조기상환형 ELS들간의 투자 위험 차이가 발생하는 구조다. DLS는 이자율, 통화, 금리와 같은 주가 지수가 아닌 것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수익률이 결정된다.

이 같은 파생결합증권은 다른 상품과 동일한 위험등급 체계로 구분돼 판매되고 있다.

원금비보장 ELS, DLS는 객관적인 위험평가 기준 없이 1등급 초고위험, 2등급 고위험으로 나뉜다. 독일금리 연계 DLS와 주가지수 연계 ELS가 동시에 1등급(초고위험)으로 판매된다면, 투자자는 두 상품의 위험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투자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장 연구위원은 위험등급이 2등급으로만 구분된 탓에,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문제도 발생하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한 구조의 상품 위험을 과대평가하는 문제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경우 구조화상품 위험등급을 세부 구분해 공시하고 있다.

EDG(유럽파생상품그룹)는 다양한 구조화상품의 위험등급(Risk Classification)을 부여하며, 금융상품의 기본 정보와 함께 위험등급을 제공하고 주기적으로 위험등급을 평가해 조정한다. 기초지수의 변동성, 핵심투자설명서(Key Information Document)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객관적인 위험지표인 VaR(Value at Risk)를 산출해 시장위험을 계량화하고 금융상품의 위험등급을 구분한다.

유럽 구조화상품협회도 위험정도에 따라 크게 투자 상품과 위험도가 높은 레버리지 상품으로 구분하고 있다. 투자상품은 원금보장 여부와 투자 특성에 따라 원금보장형, 수익률 추구형, 참여형으로 나뉘며, 레버리지 상품 역시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유럽 구조화상품협회는 각각의 유형에서 세부 구조별로 상품명을 정의하고 상품 특징을 요약해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위험도가 큰 레버리지 상품은 상품 요약부분에 투자금 전액 손실 가능성도 언급한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던 독일금리 연계 DLS를 대입해보면, 이는 레버리지 상품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조기 상환형 ELS는 레버리지 상품보다 위험도가 낮은 수익률 추구형 유형과 비슷하다.

정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투자자들에게 위험 관련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일관된 위험평가 기준을 수립하고 위험등급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객관적인 기준 없이 1등급 또는 2등급으로 구분되는 현재의 위험등급 구분 방식으로는 다양한 파생결합증권의 위험도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 연구위원은 “예시로 C-VaR를 산출해 조기상환형 ELS들의 위험을 비교해 보면,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크고 낙인배리어가 높을수록 위험도가 증가했다”며 “독일금리 연계 DLS는 조기상환형 ELS보다 위험도가 상당히 큰 구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위험등급 등 위험 관련 정보를 손쉽게 비교할 수 있는 공시체계 필요성도 언급했다. 현재 금융투자협회 청약정보 비교공시 사이트는 파생결합증권의 발행회사(신용등급 포함), 상품명, 기초자산, 발행일, 만기일, 제시수익률, 간단한 상품 구조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파생결합증권의 위험등급을 세분화해 제공하는 방식을 추가한다면, 파생결합증권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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