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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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영세 자영업자를 위해 경영 컨설팅 프로그램을 마련했지만 가동률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문제로 홍보가 부족할뿐더러, 같은 사업을 하고 있는 시중은행과 차별화에도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저축은행 79곳의 자영업 컨설팅 지원 실적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6건이다. 저축은행 전국 영업점에서 1건씩 컨설팅을 진행했다고 가정하면, 전체 영업점(308개, 2019년 3분기 기준)의 5%만이 자영업자를 상대한 것이다.  

저축은행의 컨설팅 사업 부진은 시중은행과도 비교된다. 국내 16개 시중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1128건의 컨설팅을 진행한 바 있다. 한 달에 200건가량 되는 수준이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홍보 부족을 문제로 삼는다. 시중은행보다 컨설팅 지원 예산, 인력 인프라가 부족해 고객이 자영업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의 존재를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영업점에 지난해 11월 공식 지침이 내려오긴 했지만 영업점에서 자영업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영업점에 홍보 포스터가 배포되기는 했지만, 고객이 자영업 컨설팅 프로그램 존재 사실을 알고 먼저 문의하지 않으면 해당 프로그램 존재를 알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컨설팅 프로그램 차별화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컨설팅을 신청한 자영업자에게 저축은행이 제공하는 컨설팅은 상권 및 입지분석, 사업성 분석, 경영진단. 홍보 및 마케팅, 인테리어 및 익스테리어 등 9개 분야로, 이중 1~2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모두 시중은행이 제공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더구나 시중은행은 별도 프로그램을 마련해 상권분석과 인허가 문제, 원가관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 등 비금융 분야까지 두루 지원하고 있다. 출범 당시 목표한 ‘차별화된 프로그램 마련’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자영업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 홍보를 강화해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올해는 저축은행 자영업 컨설팅을 확대할 계획을 잡고 있다”며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서민, 자영업자를 지원한다는 취지로 시작한 만큼 사업 홍보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와 저축은행,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저축은행 자영업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을 공식 출범시켰다.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군이 대부분 영세 소상공인인 만큼, 금융거래 경험을 토대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신청 대상은 저축은행을 통해 ‘사업자 햇살론’을 이용하고 있는 자영업자다. 컨설팅은 음식업,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등 12개 업종에 대해 제공한다.

햇살론 이용 고객이 저축은행 창구에서 컨설팅을 신청하면 전문 컨설턴트가 사업장에 방문해 맞춤형 진단 및 해결방안을 보고서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이 과정에서 사업장을 방문해 필요한 물품을 파악하고 최대 100만원 한도 내에서 자금을 지원해준다.

저축은행들은 자영업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이 공식 출범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부터 해당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영업점에 자영업 컨털팅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는 공식 지침이 내려온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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