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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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이 사상 첫 40조원을 넘어섰다. 1%대를 벗어나지 못했던 수익률도 4%대까지 뛰면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말 기준 퇴직연금사업자로 지정된 증권사 13곳의 퇴직연금 적립규모는 약 42조153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보다 15%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사상 첫 40조원 돌파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이 200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분의 1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회사가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형) 적립금이 28조5562억원으로 전체의 67.7%를 차지했다. 이어 근로자가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형)이 8조5209억원, 개인이 자유롭게 운용하는 개인형 IRP가 5조768억원 순이다.

수익률도 환골탈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 퇴직연금의 직전 1년 평균 수익률은 DB형이 2.09%를 기록했다. 특히 DC형은 지난해 상반기 1.34%에 불과했던 수익률이 6개월 만에 4.06%까지 올라 개선에 성공했다. 개인형 IRP 역시 4.2%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상반기 대비 4배 가까이 뛰었다.

그동안 퇴직연금은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부진을 지속해왔다. 소비자 물가상승률과 총비용부담율을 제외한 실질 수익률은 마이너스인 셈이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수익률 부진과 관련한 지적이 계속되자, 지난해 퇴직연금 부서를 확대하고 관련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적립금 기준 100억 이하의 수수료율을 연 0.40%에서 연 0.36%로 0.04%포인트 낮췄으며, 고용노동부가 인증하는 강소기업에 대한 수수료 50% 할인 혜택도 신설했다. 지난해 9월에는 연금본부 내에 별도의 ‘연금고객관리센터’를 운영하며 DC(확정기여형)와 IRP(개인형퇴직연금) 고객을 대상으로 밀착 관리하고 있다.

현대차증권도 같은 달부터 기본 수수료율은 0.1%포인트 낮췄으며, 고용노동부 장관이 인정한 사회적 기업에 수수료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미래에셋대우는 모든 퇴직연금 수수료를 기존 수준에서 0.1%포인트 인하하고 DB형, DC형 연금의 장기할인율은 높였다.

KB증권은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 중 55세 이상인 연금 수령 고객에 대해 운용관리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으며, 삼성증권은 DB형 수수료를 0.04%포인트 낮췄다.

퇴직연금 시장규모가 커지자, 뒤늦게 진출한 곳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뒤늦게 DC형 시장에 진입해 시중은행의 예금보다 높은 고금리 정기예금을 풍부하게 확보하고, 450여개 각종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구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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