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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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주요 보험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급감했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이익률이 떨어진 데다 손해율이 치솟은 영향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7개 생명·손해보험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먼저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6478억2113만원으로 전년(1조707억원) 대비 39.5% 줄었다. 영업이익은 12조5077억원에서 8조5236억원으로 41.2% 감소했다. 삼성화재는 투자영업이익은 줄고 보험영업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업계 2위 경쟁을 하고 있는 현대해상(2691억4409만원)과 DB손보(3876억987만원)도 당기순익이 전년 대비 각각 27.9% 줄었다. 현대해상의 영업이익은 25.9% 줄어든 3조9534억원, DB손보는 28.5% 감소한 5152억6734만원을 기록했다. 양사는 손해율 및 사업비율이 상승하면서 보험영업이익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한화손보는 손실을 면치 못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 817억5959만원의 순이익은 690억5959만원의 적자로 돌아섰고, 영업이익도 1105억2965만원에서 690억7385만원으로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화손보는 보험금 청구가 늘어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저금리 환경으로 투자이익이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유일하게 성장하는데 성공했다. 당기순이익은 28.4% 증가한 3012억9619만원, 영업이익은 3527억5618만원으로 전년 대비 12.8%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메리츠화재는 원수보험료 및 투자이익이 늘면서 이익 규모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손보사들의 주요 실적표를 보면 당기순익과 영업이익은 크게 줄어든 반면 매출액은 순증했다는 특이점이 있다. 이는 지난해 손보사들이 과당경쟁으로 사업비를 대거 집행하면서 매출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는 뜻이다.

실제 삼성화재의 매출액(23조333억원)은 전년 대비 3.7%, 현대해상(16조8459억원) 7.0%, DB손보(18조6693억원) 7.0%, 메리츠화재(8조469억원) 13.4%, 한화손보(5조9647억원) 6.5% 증가했다.

사업비율로 보면 3분기 기준 삼성화재는 전분기 대비 0.32% 상승해 20.48%, 현대해상은 0.42% 오른 20.89%, DB손보는 0.92% 오른 20.45%, 메리츠화재는 4.12% 상승한 30.14%를 기록했다.

실적 하락 현상은 생보업계에서도 나타났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5169억원으로 전년(1조7337억원) 대비 39.3% 줄었고, 영업이익은 2조5833억원에서 1조2525억원으로 반토막났다. 매출액은 1.4% 증가한 31조804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2018년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익이 영향으로 이익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당기순익이 87.19% 하락하면서 571억837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24조9785억원)은 6.6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92.43% 줄면서 492억1360만원에 그쳤다.

보험업계의 실적 기근은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서 자산을 운영해 벌어들이는 투자이익률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이 전부 자산운용이익률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금리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손해율 악화도 이익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이차역마진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문제는 올해 보험업계의 실적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가 더 낮아질 가능성과 함께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자본 규제 및 소비자보호 강화로 업황이 부정적인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환경에서 미래 보험 소비자인 신생아 수도 감소하고 있어 보험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다”며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이 정부의 계속되는 가격 통제로 손실만 커져 부정적인 업황이 더 안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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