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기질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사진=이미진투데이)

<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최근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기질은 오히려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과 뉴스가 증가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급증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7일 '미세먼지가 바꾼 소비행태 변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2016년 기준 연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세계 주요국 약 70개 국가 중 26위 수준이며, OECD 회원국만을 기준으로 볼 때 터키, 칠레, 멕시코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연 평균 초미세먼지는 2018년 기준 세계 주요국 약 70개 국가 중 27위이며 미세먼지 순위와 비슷하다. OECD 회원국 중에서 한국은 칠레 다음으로 초미세먼지 농도 순위가 높았다. 전 세계 191개국을 대상으로 확대하면 한국의 연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73위를 기록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 중에서 한국의 미세먼지 수준이 좋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울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OECD 주요 회원국 도시보다 약 1.3~2배 높은 수준이다. 초미세먼지 농도의 경우 OECD 주요 회원국 도시 대부분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을 만족하지 못했다. 

2018년을 놓고 봤을 때 국내의 평균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1월부터 5월, 그리고 11월 이후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연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4월 중순과 11월 말, 초미세먼지는 1월 중순과 3월 말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 발령 일수를 보면 17개 지역 중 강원, 전북, 충남, 전남, 제주 등 7개 지역은 과거 2년 대비 주의보/경보 일수가 증가했다. 특히 전북지역은 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 발령 일수가 과거 2년 전보다 약 3배가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미세먼지의 국내기준 초과 일수는 경기도가 연 13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이 11일, 전북 9일 순이었다. 초미세먼지 국내기준 초과 일수는 충북이 연 102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 전북이 87일 수준이었다. WHO의 미세먼지 가이드라인을 초과하는 상위 5개 지역은 대전과 충북, 전북, 경기, 경북이었다. 

자료=한국환경공단
자료=한국환경공단

이렇듯 최근의 좋지 못한 대기환경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한국의 연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지난 20여년간 감소 추세에 있다고 분석했다<그래프>. 대기 환경이 최근에 나빠진 것이 아니라 과거에 이미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개선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서울,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대전 등 대부분의 주요 대도시 미세먼지 농도는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며 "단 제주, 전주 등 일부 도시는 미세먼지 농도가 정체되거나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대기질이 개선되고 있지만 한국인의 인식은 대기환경이 갈수록 나쁘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도 밝혔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2010년 대기환경이 내쁘다고 응답한 비율은 20.8%였지만 2016년 28%, 2018년 36%로 늘었다. 지난해 미세먼지의 일상 생활 체감 정도를 묻는 조사에서도 90.2%가 미세먼지가 많다 또는 정말 많다고 응답했다. 또한 조사 대상의 약 80% 이상이 환경 문제 중, 미세먼지에 대해 가장 큰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서울의 미세먼지가 1995년보다 약 40% 감소했지만, 서울 시민 대부분이 미세먼지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 같은 국민의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감이 급증하는 뉴스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2013년 미세먼지 예보가 시행되면서 국내 미세먼지 관련 뉴스는 전년 대비 150% 증가했다. 정부에서 미세먼지 특별 대책을 발표한 2016년에는 미세먼지 뉴스가 전년 대비 약 90% 증가하기도 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예보가 시작된 2014년에는 미세먼지 관련 국내 학술 연구나 전년 대비 약 78% 증가했으며, 정부의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이 발표된 2017년에는 전년 대비 약 100%가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주요 언론사는 모두 연 200일 이상 미세먼지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 더구나 언론사 정치 성향에 따라 미세먼지 관련 뉴스의 연관 키워드도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중국이 연관 키워드로 가장 많이 언급됐는데 보수 성향 언론사는 그 정도가 더 강했고, 진보 성향 언론사는 경유차와 석탄이 상대적으로 많이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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