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한국거래소가 삼성전자에 ‘시가총액 비중 30% 상한제(CAP)’를 수시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삼성전자에 시총 비중 30% 상한제를 수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면서 코스피200 지수 내 시가총액 비중이 30%를 넘어선 데 따른 조치다.

시총 비중 30% 상한제는 주요 주가 지수에서 특정 종목의 비중을 최대 30%로 제한하는 제도로 지난해 6월 첫 도입됐다. 지수 내 특정종목의 편입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분산효과 저하, 수급의 쏠림현상과 같은 부작용을 완화하고 지수의 투자가능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시총 비중 30% 상한제는 매년 5월, 11월 마감을 기준으로 직전 3개월간 코스피200 지수 내 비중이 평균 30%를 초과할 경우 6월, 12월 동시 만기일에 적용된다.

거래소는 6월, 12월 정기 조정 외에 수시로 비중을 변경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가지고 있지만, 수시 적용과 관련한 정확한 규정은 아직 없다. 적용 시점의 비중을 30%로 조정하는 방법과 직전 3개월간 평균 비중을 계산해 30%로 조정하는 방법도 허용되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코스피200지수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2월 이후 평균 31.8%에 달한다. 지난 7일 기준 삼성전자가 코스피200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3.3% 수준이다.

만약 삼성전자에 30% 상한제가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CAP 비율은 91.7%로 계산된다. 삼성전자의 코스피200지수 내 비중은 33.3%에서 31.4%로 1.9%포인트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 경우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는 삼성전자 보유 비중을 맞추기 위해 30%를 넘는 물량을 내다 팔아야 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시총 비중 30%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외 코스피200을 패시브하게 추적하는 자금 규모는 70~80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6일 기준 코스피200 인덱스펀드 규모는 공모 20조9000억원, 사모 4000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말 기준 시장에 상장된 코스피200 ETF 시가 총액이 21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모 인덱스 펀드는 대부분 ETF라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ETF는 펀드 자산의 30%를 넘는 부분에 대해 주식이 아닌 선물 등을 편입해 운용하고 있는 만큼, 30%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주식을 파는 게 아니라 보유 선물을 적용 시점에 맞춰 롤오버(차환)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

신한금융투자 강송철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매도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건 주식선물과 연계한 차익거래 쪽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주식 매수+ 주식선물 매도의 매수 차익거래 포지션은 외국인이 가져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주 말 기준 외국인의 스프레드 매도 금액은 1000억원 내외 수준으로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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