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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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이 40조원을 넘어서며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기업‧금융 계열사의 몰아주기 관행이 지속되면서, 상위 2개 증권사의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말 기준 퇴직연금사업자로 지정된 증권사 13곳의 퇴직연금 적립규모는 약 42조153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보다 15%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사상 첫 40조원 돌파다.

증권사별로는 현대차증권이 12조3310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차증권이 증권사 전체 퇴직연금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 수준이다.

이어 미래에셋대우가 10조4560억원을 운용해 전체의 24.8% 비중을 나타냈다. 한국투자증권도 5조8329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삼성증권 4조5318억원, NH투자증권 3조33719억원, 신한금융투자 2조9130억원, KB증권 1조9855억원 순이다.

퇴직연금 적립금 상위 5개 증권사(현대차·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삼성·NH투자증권)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3%가 넘는다. 상위 2개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50%에 달한다.

반면 상위 7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들은 1조원도 모집하지 못해 대조를 이뤘다.

대신증권은 1조원에 못 미치는 9188억원의 적립금을 운용 중이며, 유안타증권 5561억원, 하이투자증권 5474억원, 하나금융투자 4475억원, 신영증권 1521억원, 한화투자증권 100억원 순이다.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금 쏠림 현상이 심화된 데는 대기업‧금융 계열사의 몰아주기 관행이 영향을 줬다. 장기적‧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갖춘 퇴직연금 특성상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운용능력이 비교적 뛰어난 대형사로 자금이 몰리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증권의 경우 퇴직연금 적립금 12조3310억원 중 10조2215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돈을 맡길 수 있는 대형 증권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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