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김수지 시민기자> 필자는 현재 서울의 모 와인매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무슨 요일이냐에 따라 사람들이 찾는 와인도 다르다는게 참 재미있다. 주로 평일엔 식사와 함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데일리 와인을 많이 찾는 반면 주말엔 다정히 팔짱을 낀 연인들이 분위기를 내기 위해 연인의 음료 ‘샴페인(Champagne)’을 찾곤 한다.

필자 또한 그러했고 대부분 모두가 그러하듯이. 우리의 인생 첫 샴페인은 아마도 ○○바게뜨 제과점에서 판매하는 6000원짜리 무알콜 스파클링 음료였을 것이다. 이런 우리의 첫경험과는 다르게 샴페인은 어느 정도 도수가 있고 달지 않은 술인데다 가격도 5만원 이상은 호가하기에 멋모르고 구입하면 예상과는 다른 맛에 실망할 수도 있다.

샴페인이라는 명칭은 프랑스 동북부에 위치 한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유래됐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을 통칭해 샴페인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우리가 잘 모르는 사실 중 하나로 실제 스파클링 와인은 생산지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달라진다. 프랑스 중 샹파뉴 지역에서 나온 스파클링 와인만을 샴페인이라 부르고 프랑스의 다른 지역에서 제조된 스파클링 와인은 크레망(Crement), 뱅 무쐬(Vin Mousseux)라고 부른다. 스페인에서 제조 된 스파클링 와인은 까바(Cava)라 부르며 이탈리아의 스파클링 와인은 스푸만테(Spumante) 독일은 젝트(Sekt), 영어권에서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이라 부른다.

샴페인의 제조 공법 자체도 타지역의 스파클링 와인과는 차이점이 있지만 법적으로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음료에 샴페인이란 명칭을 사용 할 수 없다. 실제로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 와인 레이블에 ‘샴페인’ 명칭을 표기했다는 이유로 3000여병의 와인이 파기된 적도 있다.

현재까지 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와인 ‘샴페인’은 특히 프랑스 황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특히 샴페인이 고급 와인으로 자리 잡은 데에는 루이 15세(Louis XV)의 영향이 크다.

루이 15세는 자신의 애첩 마담 퐁파두르(Madame de Pompadour)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샴페인을 선물하고자 했다. 현재에는 모든 와인이 유리병에 담겨 생산되지만 그때 당시만 해도 와인은 나무통에 담겨져 유통 되었는데 루이 15세는 조금 더 특별한 선물을 위해 샴페인 맞춤 병 제작을 명령한다.

그렇게 1728년 5월 25일 주류 중 오로지 샴페인만 병으로 유통할 수 있다는 칙령이 공표 되면서 샴페인은 고급 와인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의 사랑으로 연유하여 제조된 샴페인 병이지만 후에 병의 발견은 샴페인 양조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나무통에서 숙성되고 유통되는 샴페인은 시간이 지나면 탄산을 잃을 수밖에 없는데 병에 담겨진 샴페인은 맛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런 루이 15세의 이야기를 담아 샴페인 드 브노쥬(Champagne de Venoge) 와이너리에서는 2005년에 루이 15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헌정 샴페인을 출시하였고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와인 이야기에 샴페인 글을 연재 하면서 독자들이 얻어갔으면 하는 가장 큰 정보는 샴페인의 역사와 유래는 아니다. 연인 혹은 다른 이들과 무언가 기념 적인 날 함께 마실 와인을 찾는다면 무작정 샴페인을 외치는 대신,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맛의 폭을 더 넓게 찾을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아두었으면 한다. 특히 달콤한 스파클링 와인을 찾는다면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 혹은 아스티 스푸만테(Asti Spumante)를 마시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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