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2파전 구도가 예상됐던 푸르덴셜생명의 인수 후보자가 늘면서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 KB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 외 대만계 푸본그룹과 우리금융이 참여하면서다. 업계에서는 KB와 우리금융지주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만계 푸본그룹은 최근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푸르덴셜생명은 골드만삭스가 매각 주관사로 선정돼 예비입찰을 받았고, 그 결과 KB금융지주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가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예비입찰 참가자들이 푸르덴셜생명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푸본그룹도 동참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한앤컴퍼니가 입찰 의향을 밝혔음에도 KB금융과 MBK파트너스의 2파전 구도를 예상했다.

신한금융과 리딩컴퍼니 경쟁을 하고 있는 KB금융은 비은행 강화를 위해 알짜 매물인 푸르덴셜생명이 필요했고, MBK파트너스는 과거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1조8400억원에 인수한 후 자본재조정과 배당, 매각을 통해 큰 차익을 남기며 알짜 매물로 수익을 남긴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푸본그룹이 인수전에 뒤늦게 참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푸본그룹은 국내 푸본현대생명의 지분 62%를 가진 최대주주다. 하지만 푸본현대생명의 생보업계 내 입지는 퇴직연금을 제외하면 크지 않아 별다른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푸본그룹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것은 푸본현대생명을 통해 한국 보험시장을 상황을 봤고, 알짜 매물을 통해 푸본현대생명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주기적인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우리금융도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푸르덴셜생명의 행방은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지주로 전환에 성공했지만 수익 구조가 은행에 쏠려 비은행권 강화 필요성이 크다. KB금융과 마찬가지로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비은행권 수익을 늘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재무건전성을 의미하는 RBC(지급여력)비율이 505.13%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산 규모는 작년 상반기 기준 20조1938억원이며, 영업이익은 2018년 기준 1448억원으로 생보사 중 네 번째로 높다. 이에 가격은 1조6000원에서 2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생보사 인수합병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음에도 과도한 지출은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막대한 자본력을 갖춰 푸르덴셜생명 인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는 신한금융과 2년간 경업금지 약정을 맺으면서 변수가 될 수 있다”며 “국내 보험시장의 상황을 파악했다면 푸본그룹도 쉽게 진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비은행권 강화를 위한 두 금융지주의 2파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