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신용평가
자료=한국신용평가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증권사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금융사고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증권사는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책임과 투자손실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평판 훼손에 따른 영업위축도 불가피하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9일 ‘최근 빈번해진 금융사고, 그 원인과 금융회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금융산업은 신뢰와 신용을 근간으로 성장하는 산업으로, 신뢰 저하는 산업발전을 장기적으로 저해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조달·운용 구조의 만기 불일치'를 꼽았다. 비유동성 장기 자산에 투자하면서 개방형 혹은 단기 폐쇄형 펀드로 투자금을 모집해 유동성 문제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TRS계약 증권사의 내부한도 관리로 인해 대출 가능한 금액이 감소하게 되면서 유동성 문제는 더 커졌다.

펀드의 구조적 문제 외에도 공모행위도 의심되는 상황이다.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는 인위적인 기준가 상정, 부실 확인 이후 판매 정황이 파악돼 신속하게 분쟁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무역금융펀드 판매사와 펀드 운용·설계와 관련된 신한금융투자는 분쟁조정 관련 보상 이슈가 우선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한신평 금융·구조화평가본부 김정훈 선임애널리스트는 “금융상품의 복잡성 심화로 인해 판매직원 뿐만 아니라 리스크관리 부서에서도 정확한 리스크를 파악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해외대체투자 등 비정형적 투자 건에 대해서는 리스크관리의 경험 축적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리스크 관리가 병행되지 않은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이 금융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신평은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증권사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책임·과징금 및 투자손실로 인해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감독기관의 제재 및 자산관리 시장 위축에 따라 사업안정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자본 4조원 이상 대형사의 경우는 초대형IB 지정,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 인가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훈 선임애널리스트는 “금융사고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증권사의 경우는 평판 훼손에 따른 영업위축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심리 위축 및 금융신뢰 저하로 자산관리(펀드 및 금융상품 판매) 시장이 축소될 우려가 있으며, 이는 증권업 전체에 부정적일 수 있다. 적절한 내부 통제체계와 리스크관리를 갖추지 못한 증권사의 신용등급은 하방 압력이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판매사인 은행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이다. 불완전판매 이슈로 자산관리 부문 영업이 위축되고 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은행의 낮은 수수료 수익 의존도와 우수한 자본완충력 덕분에 재무안정성에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정훈 선임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는 금융사고가 반복될 경우 브랜드 신뢰도 저하로 예금고객의 충성도가 낮아져 사업안정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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