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관련 원칙을 만들고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국민연금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CIO)은 지난 18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사회책임투자(SRI)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사회책임투자(ESG)란 ESG요소를 활용하는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책임투자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국민연금도 책임투자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안 본부장은 “국민연금은 장기투자자로서 주주가치를 높이고 기금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책임투자와 주주권 행사를 위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연구용역을 토대로 책임투자 원칙을 만들고, 책임투자 적용 절차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연금은 사회책임투자 조직을 강화했다. 지난해 말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 내 책임투자팀을 수탁자책임실로 확대·승격하고 관련 직원도 2배로 늘렸다. 

이는 책임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전 세계 ESG 투자 수탁고는 약 31조달러에 달한다. 2016년의 23조달러보다 34% 성장했다. 특히 미국의 ESG 투자 수탁고는 12조달러에 육박해 2016년의 8조달러에 비해 38% 성장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책임투자 및 주주권 행사 사례를 바탕으로 책임투자 연차보고서도 발간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복안이다. 

불미스러운 이슈가 불거진 기업에도 적극 주주권을 행사한다. 해당 기업과 대화나 서신교환을 통해 사실을 확인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듣는 등 의사소통하고, 기업 태도 변화를 유도한다. 

기업의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부정적 이슈가 있는 기업과 비공개 대화를 진행하고 이후 개선이 없다면 ▲관리기업 지정 ▲기업명 공개 등 단계적 주주권을 행사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국내 기업들의 미흡한 공시가 사회책임투자의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안 본부장은 “국민연금이 ESG 관련 투자를 늘리려면 지배구조에 대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현재 국내 기업들의 공시 수준이 부족하다”며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의무 공시 등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책임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국장은 “국민연금이 정보 부족을 이유로 소극적인 책임투자를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기업에 비재무적 정보를 요구하고 해외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