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올해 국내 증시를 두고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던 증권사들이 코스피 예상밴드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한시적 악재에 그칠 것으로 보였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글로벌 경제에 직접 타격을 주면서 코스피 지수도 영향을 받게 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코스피 지수 예상 저점을 수정하고 있다.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지수 저점을 기존 1930선에서 1850선으로 4.15%나 낮췄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원유 수요 감소 우려도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락 악재에 부딪혔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6%(10.15달러) 떨어진 31.13달러에 거래를 마친 바 있다.

KB증권 이은택 투자전략팀장은 “KB증권은 코스피 하단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가순자산비율(PBR) 수준인 1930선으로 제시했었지만 유가급락 악재가 나타나면서 1850선으로 하향 제시한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점인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실패로 인해 은행들의 정책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도 기존 2200선으로 예상했던 올해 코스피 평균지수를 1940선까지 낮췄다.

당초 교보증권은 지난 2년 동안 한국 경제를 괴롭힌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되고 수출을 포함한 펀더멘탈이 정상화돼 국내 증시 확장을 기대한 바 있다. 침체됐던 반도체 산업의 회복과 함께 저금리 환경을 바탕에 둔 기업의 투자활동 재개가 국내 주식시장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7%대의 폭락장을 보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폭락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 역시 2000선이 깨지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거세게 일어났다.

교보증권 김형렬 리서치센터장은 “강력한 경기부양정책을 가동할 경우에는 레벨다운의 충격을 제한할 수 있겠으나, 당분간 낮은 영역에서의 활동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현금비중을 최대한 높여 정상화 국면의 진입 시 가용 투자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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