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보험설계사를 시작했다는 지인들의 연락이 온다. 좋은 보험이 있다며 가입해 달라는데 정말인지 모르겠다. 받는 월급은 뻔한데, 관계 때문에 가입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재무설계'에 도움이 되는 보험인지 알아보고 싶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 [편집자 주]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4월은 보험업계 최대 변화의 달이다. 보험사들이 공식적으로 예정이율을 변경해 보험료를 올릴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4월을 앞둔 3월에는 보험사·설계사에게 1년 중 최대의 절판마케팅 기회가 주어진다.

보험료 변동이 1월이 아닌 4월에 생기는 이유는 과거 보험사들이 회계연도를 FY(Finance year)을 사용해 4월 1일부터 다음해 3월 31일까지 적용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2014년부터 사용된 회계연도인 CY(Calendar year)를 사용하지만 여전히 의례적으로 4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비자가 3월에 가장 많이 듣는 보험 소식은 4월에 보험료가 오른다는 것이다. 대체로 10~12%(보장성보험 기준) 가량 오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조건으로 먼저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기왕 보험에 가입할 사람이라면 4월 이후에 하는 것 보다 3월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최대 수 백만원의 돈을 아낄 수 있어서다.

하지만 가입할 의도가 없었다면 설계사의 말에 혹해 굳이 가입할 필요가 없다. 본래 보험의 기능은 나에게 발생할 미래 리스크를 보험사가 짊어지는 조건으로 돈을 내는 것이다. 보험료가 올라도 이 기능은 변함이 없다.

한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으로 예를 들면 30세 남자가 1억원의 사망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19만9000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20년간 총 4776만원을 내고 1억원을 보장받는 것이다. 여기서 보험료 10% 인상을 가정하면 약 5100만원의 보험료를 낸다. 마찬가지로 낸 돈의 2배 가량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일반인에게 400만원 차이는 매우 클 수 있다. 하지만 20년 뒤 400만원의 가치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당장 설계사의 말에 혹해 가입한다면 만에 하나 발생할 자금난에 가장 먼저 해지해 손해를 볼 수 있는 게 보험이다.

이러한 사실은 종신보험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절판마케팅을 하는 건강보험에도 적용된다. 보험료가 올라도 소비자는 낸 돈보다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는 것이다.

다음달이면 저축성보험을 제외한 대부분 상품의 보험료가 오른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오른 이후 보험을 가입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라면 보험료 인상에 혹해 급하게 가입하기보다 온라인으로 직접 상품을 비교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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