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 오늘도" 본드의 샴페인 볼랭저(Bollinger)
"수고했어 오늘도" 본드의 샴페인 볼랭저(Bollinger)
  • 김수지 시민기자
  • 승인 2020.03.13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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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마시면 더 맛있는 와인 이야기(3)

<대한데일리=김수지 시민기자> 검정색 수트에 중절모를 쓴 남자가 여유롭게 걸어오다 미끄러지듯 무릎을 꿇고 총구를 겨누면 스크린이 빨갛게 물든다. 영화 애호가라면 웬만해선 한 번 씩은 봤을법한 제임스 본드의 첫 등장 씬이다.

1965년 개봉한 ‘007 살인번호(Dr. No, 1962)부터 곧 개봉할 2020년 ‘노 타임 투 다이(No time to die) 시리즈 까지 총 25편의 007시리즈와 6명의 제임스 본드가 있었고 오랜 세월 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적에게 자비없는 냉혈한 킬러 제임스 본드. 종횡무진 스크린 속 세상을 뒤집어놓는 그가 임무를 완수하고 숨을 고를 때 그의 한 쪽 손엔 본드걸이 있었고 다른 손엔 항상 술이 있었다.

사람을 죽이는 기술부터 각 종 주색잡기에도 능한 그였지만 우리의 편견과는 다르게 그는 순정파인 구석도 있었다. 비록 스쳐지나간 본드걸은 많았지만 그가 사랑한단 한 명의 여자는 오래전 사별한 아내뿐이였고 제임스 본드가 사랑한 유일한 샴페인도 볼랭저 뿐이였다.

1973년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 시리즈에서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 제임스 본드는 항상 볼랭저를 찾았다. 이 정도의 홍보력이라면 도대체 볼랭저 와이너리에서 007 제작사에 얼마를 투자했을까 그것이 의문이겠지만 현실을 달랐다. 007시리즈에 소개되기 이전부터 이미 최고급 샴페인으로 자리를 잡았던 볼랭저는 007 제작진의 러브콜을 수없이 거절해왔다.

하지만 제임스 본드의 캐릭터를 잘 나타낼 수 있는 술은 볼랭저 뿐이라며 끈질기게 설득해오는 제작사에 결국 백기를 들었고 그렇게 볼랭저 샴페인은 제임스 본드의 샴페인이 되었다. 이후 볼랭저는 007의 25번째 시리즈 ‘노 타임 투 다이(No time to die)’를 기념하기 위해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이런 볼랭저를 사랑한 사람은 제임스 본드뿐만이 아니다. 영국의 에드워드 7세는 볼랭저의 대표 하우스 와인인 ‘스페셜 뀌베(Special cuvee)‘만을 즐겨마셨다. 또한 1884년 빅토리아 여왕은 볼랭저에 영국 왕실 인증서(Royal Warrant)를 수여하면서 오로지 이 샴페인만이 까다로운 영국인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다며 찬양하였고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는 그들의 결혼식에 연회 샴페인으로 볼랭저를 선택하면서 명실상부 영국 왕실 공식 와인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는 <세계의 위대한 100대 와인>에서 최고의 샴페인으로 볼랭저를 선택하였다.

도대체 어떤 매력으로 수 많은 인사들을 사로잡았을까? 볼랭저 와이너리는 세계 3대 샴페인 하우스 중에 하나로 1829년에 프랑스 아이(Ay) 지역에 설립 되었다. 볼랭저 와이너리가 갖는 다른 샴페인 하우스와의 차별점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 째는 밭이다. 대부분의 샴페인 와이너리는 자체 소유밭이 없거나 포도밭 비율이 10% 정도만 갖고있는 반면 볼랭저는 자체 포도밭에서 생산하는 비중이 60%로 상당히 높다.

두 번째로는 숙성 방법이다. 스테인리스 스틸을 통한 숙성이 아닌 최소 5년 이상 사용된 오크통 숙성으로 보다 섬세한 샴페인의 버블을 만드는데 성공하였다.

마지막으로는 피노누아(Pinot Noir) 품종의 숙성기간과 블렝딩 비율이다. 보통 샴페인을 만들 때 주로 들어가는 포도 품종은 피노누아(Pinot Noir), 샤도네이(Chardonnay), 피노 뮈니에(Pinot Meunier)인데 볼랭저는 피노누아 품종을 더 많이 사용함으로 써 묵직한 바디감과 농익은 풍미를 이끌어 냈다. 이런 볼랭저의 묵직하면서도 견고함이 제임스 본드와 닮았을 지도 모르겠다.

본드처럼 생과 사를 넘나드는 하루는 아니였더라도 고되었던 하루를 무사히 잘 보내준 자신을 위로하고 싶은 날이 온다면 007 시리즈 영화와 함께 볼랭저 샴페인을 마셔볼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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