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내달부터 자동차보험 할인 특약을 일제히 축소한다. 손해율이 높아져 부담을 덜기 위한 방안이다. 대형 손보사들이 할인 특약을 줄이면서 중소형사들의 할인율 축소도 예상된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오는 4월 1일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블랙박스 할인 특약을 폐지하기로 했다.

대상은 12년 이상의 연식 차량이다. 기존 4%의 특약 할인율을 적용받았지만 앞으로는 차량이 12년 이상 됐다면 블랙박스를 설치해도 자동차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삼성화재는 12년 이상 차량의 경우 블랙박스 특약 가입 시 손해율 역전현상이 발생하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구체적인 손해율은 공개할 수 없지만 새 차의 경우 조심스럽게 타기 때문에 손해율이 낮듯, 오래된 차량의 경우 정비 요인이 많고, 부품 공급도 어려워 해당 할인 특약을 폐지했다”며 “해당 차량 가입자들의 할인 특약이 폐지된 만큼 개인용 자동차보험 전체 가입자들에게는 보험료가 인하되는 효과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해상도 내달 1일부터 차선이탈방지장치 할인율을 기존 3.3%에서 1.8%로 낮추기로 했다. 동시에 전방충돌방지장치 특약은 할인율 4.1%를 적용해 신설한다.

손해보험사들의 특약 할인율 축소 및 폐지 결정은 높아진 자동차보험 손해율 탓이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상위 6개사의 지난달 손해율(가마감)을 보면 삼성화재(87.2%), 현대해상(87.0%), DB손보(87.0%), KB손보(88.0%), 메리츠화재(84.0%), 한화손보(87.2%) 등으로 확인됐다.

자동차보험 적정손해율이 77~78%라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 10% 가량 높은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 손보사들은 지난해부터 할인 특약의 요율을 낮추는 방법으로 손해율 조정에 나서고 있다. 할인율을 낮출수록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보험료 혜택이 줄어 보험료를 더 걷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11일을 기준으로 업무용 블랙박스 장치 장착 특약의 할인율을 4%에서 2%로 낮춘 바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보험료를 두 차례 인상했지만 정비수가 인상 및 가동연한 상향 조정 등의 이유로 손해율이 100%까지 치솟았다”며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면서 보험료 인상이 어렵게 되자, 손보사들이 할인 특약의 요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손해율을 잡으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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