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결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국내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되는 상황이 벌어졌으며, 급락장에 따라 일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접속장애가 발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오후 12시 2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73% 떨어진 1692.1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 이상 떨어지면서 장중 1690선이 무너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해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다. 코스피 시장에서 사이드카는 지난 12일에 이어 이틀 연속 발동됐다. 지난 12일의 경우 코스피 지수가 장중 최대 5%까지 하락한 영향으로 8년 5개월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된 바 있다.

코스피 지수는 13일 오전 전 거래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서 20분간 매매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미국 9·11테러 직후 거래일인 2001년 9월 12일 이후 18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코스피 급락은 일부 증권사 MTS 접속 장애까지 일으켰다. 국내 증시가 장 초반 5% 이상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문이 쏟아져 키움증권의 MTS ‘영웅문s’는 일시적으로 서버가 먹통됐다. 정확한 시스템 장애 시간은 파악되진 않았지만 대략 30분간 접속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주요 지수가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는 올해 장중 최고치인 2277.23보다 25%나 감소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역시 약세장에 진입을 마쳤다. 미국 3대 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9.99%, 9.51%, 9.43%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1개월 전인 2월 12일 대비로는 각각 28%, 27%, 26% 떨어진 수준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대한 극도의 공포심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패닉에 몰아넣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국들이 유동성 공급, 양적완화 확대와 같은 완화적 통화정책과 경기부양정책, 재정확대 정책을 실행하고 있지만 심리적 공포와 경기침체 시나리오가 정책 대응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스피의 경우 1800선 이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예상 지지선이 1710~1750선까지 낮아졌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시장이 돌아서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재정정책의 힘이 공포를 이겨내야 한다는 의미”라며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이 받을 충격의 강도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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