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미국 중앙은행(Fed)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까지 낮췄다.

Fed는 15일(현지시간) 임시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 조치는 오는 17일부터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단행됐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제로수준까지 낮춘 것은 2015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과 같다.

Fed는 “코로나19가 미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의 경제적 활동에 피해를 줬다”며 “위원회는 경제가 최근의 사태를 극복하고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궤도에 올랐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 연준은 7000억달러 규모 양적완화(QE) 프로그램도 재개할 계획도 밝혔다. 이에 따라 단기채권 금리와 장기 채권 금리 모두 제로 금리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예상되며, 급격한 신용경색 리스크는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은 지난주 주식시장이 폭락세를 나타내고, 코로나19 사태로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는 등의 경제 전반에 높아진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 연준 이외에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 캐나다중앙은행(BOC), 스위스중앙은행(SNB)도 이 같은 이유로 달러 스왑 라인 금리를 25bp 인하하며 양적 완화에 나섰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연준의 조치는 금융시장에 통화당국이 전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의 전달이며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한다”며 “조치들이 급박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일정 정도 혼란이 따를 수 있지만,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의 제로금리 발표 뒤에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지수와 S&P500 선물지수는 오히려 각각 4.6%, 5%까지 떨어졌다. 특히 S&P500선물지수는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번 조치가코로나19로 인한 금융 불안의 원천인 기업 신용 리스크를 해소시키는 데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투자 하건형 연구원은 “이미 금융시장은 불안에 휩싸여 금융 취약 계층으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며 “금융시장이 당장 필요로 하는 것은 기업 신용 여건을 개선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연준의 조치”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