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제로금리’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를 진정시키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했지만 코스피 지수는 개장하자마자 4% 넘게 폭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31% 내린 1640.81로 개장했다. 이는 201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7일 오전 10시 2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2% 내린 1678.46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날보다 3.27% 내린 488.02로 출발해 현재 507.19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국 증시가 폭락으로 장을 연 데는 미국 증시가 급락한 데다 금리 인하가 코로나19 충격을 막기엔 부족하다는 분석이 영향을 줬다.

앞서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93% 폭락한 2만188.52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1.98%, 12.32% 내린 2386.13, 6904.59로 장을 마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제로수준(0.00~0.25%)으로 인하하면서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코로나19 공포심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25%에서 0.5%포인트 낮춘 0.75%로 내렸지만, 국내 증시 변동성을 낮추기엔 역부족이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흐름에 맞춰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앞서 이번 금리 인하를 사전에 기대했고, 큰 폭의 인하에 대해서도 반영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금리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김명실 연구원은 “1% 이하의 기준금리 영역에서 한국은행의 추가 통화정책 여력은 한계성을 보일 수밖에 없다. 금리가 제로에 가까워 질수로 추가 금리인하로 인한 통화 유동성 공급은 제한적”이라며 “제로금리 하 부동산 가격 상승, 환변동성 확대로 인한 외국인 자본유출 등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3월 임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그동안 한은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에도 부족한 통화정책 여력으로 대응에 소극적이었지만, 최근 미 연준이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를 빠르게 단행하면서 통화정책 운용 부담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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