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까지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재정정책 완화를 발표하고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진자는 총17만4000명을 기록했다. 미 보건당국자는 최악의 경우 1년 안에 2억명의 확진과 170만명의 사망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경제가 리세션에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트럼트 대통령도 미국 경제침체 가능성을 시사했고, 전미경제연구소도 수개월 내에 리세션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 위기에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하하고 시중에 돈을 푸는 통화·재정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에 대응해 두차례 긴급 FOMC를 개최하고 제로금리(총 150bp)와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 연준은 지난 3월 긴급 FOMC를 통해 50bp 금리인하(1.00~1.25%)를 단행했고, 15일 긴급회의를 재소집해 100bp 추가 인하와 최소 7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재가동을 결정했다. 

또한 재할인 창구를 통해 은행이 최대 90일간 0.25% 금리로 자금을 대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지급준비율도 0%로 인하했다. 지난 17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신용경색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 3월까지 CPFF를 재개했다. 이를 통해 재무부가 외국환안정기금을 통해 100억달러의 신용보호를 제공한다.

유럽도 북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인하보다는 양적완화 확대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 

ECB는 3월 회의를 통해 코로나19 대응 방침으로 머니마켓 유동성 공급, 실물부문 대출 지원, 민간부문 중심 자산매입 확대를 내걸었다. 국채매입은 확대했지만 정책금리 인하는 보류하는 모습도 보였다. 

영국은 지난 11일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정책금리는 50bp 인하(0.75→0.25%)했다. 유동성 공급수단을 통해 중소기업에 12개월간 총 1000억파운드도 공급하기로 했다. 

아이슬란드는 11일 정책금리를 50bp(2.75→2.25%) 인하했고, 노르웨이도 13일 정책금리를 50bp(1.50→1.00%) 인하했다. 스웨덴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5000억크로나 규모의 특별융자를 계획 중이다. 

이외에 뉴질랜드(1.00→0.25%), 캐나다(1.25→0.75%), 호주(0.75→0.5%), 말레이시아(2.75→2.50%) 등이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의 재정정책 수립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국가 비상상태를 선포했으며, 이로 인해 500억달러 규모의 연방재난자금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재난자금은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 전략비축유 축적을 위한 대규모 원유 구매에 사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1000달러 이상의 현금 지급도 추진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납세자들이 90일 동안 세금납부를 연기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유럽위원회는 250억유로 규모의 기금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기금은 주로 의료시스템, 노동시장, 중소기업 지원 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독일은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가용 가능한 자금에 한계가 없고 지출 확대를 위해 부채 증가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피해기업 세금감면, 유동성 지원, 공공투자계획 124억유로 등이 논의 중이다. 

이탈리아는 36억유로로 편성한 긴급자금을 250억유로로 증액하고, 매출 25% 감소기업에 세액공제, 보건시스템을 위한 세금감면에 나선다. 

영국은 300억파운드 규모의 부양책을 발표했으며, 코로나19 피해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펀드 조성 계획도 밝혔다. 

대만은 구제기금으로 600억대만달러 편성을 승인했고, 태국은 4000억바트 규모의 경기 부양패키지를 승인했다. 말레이시아는 경기진작을 위해 RM200억 규모의 부양조치를 발표했으며, 싱가포르도 64억싱가포르달러 규모의 부양매키지를 마련했다. 홍콩은 300억홍콩탈러 규모의 구제기금, 마카오는 22억파타카를 투입할 예정이다. 

국제금융센터 황재철 부전문위원은 "전세계가 전염병공포층과 함께 금융시장 패닉에 빠지면서 백신·치료제 개발 전까지 '실물경제 부진→금융시장 악화→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때문에 제로금리, 양적완화 등 긴급처방으로 공포심리가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근본 처방으로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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