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보험연구원)
(자료:보험연구원)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최근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 증가율이 정체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기대수명 증가는 종신연금 보유계약 수익과 연관성이 있는 만큼, 생명보험사들은 수익성 악화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개발원 김세종 연구위원은 최근 ‘기대수명 증가세 둔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8년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2017년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생명표를 보면 우리나라 남녀의 2018년 기대수명은 각각 79.7세, 85.7세로 1년 전과 비교해 변함이 없었다. 우리나라 인구의 기대수명을 담은 국민생명표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경우다.

김 연구위원은 “2018년 기대수명의 정체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으나, 최근 기대수명 증가세 둔화가 가속화되는 신호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 증가 추이를 보면 남성과 여성 모두 2008년~2010년부터 증가세 둔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남성의 경우 1991년부터 2008년까지 기대수명이 추세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08년~2010년부터 기대수명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동시에 둔화 속도도 점점 커지는 모습이었다. 여성은 남성과 유사한 기대수명 패턴이 나타났지만, 남성에 비해 증가세 둔화 정도는 소폭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 구간별로 보면 2008년 이후 30~60세 중장년층의 사망률 개선세가 두드러지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30~64세 연령대에서 개선세 약화가 돋보였고, 65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여전히 사망률 개선도가 커졌다. 여성은 남성과 유사하게 35~69세 연령대에서 개선세 약화가 두드러졌고, 70세 이상 연령대에서 사망률 개선도가 커졌다.

최근 기대수명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OECD 주요 장수국가 수준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OECD 주요국 중 5위 수준으로 높다. 기대수명이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인데, 이를 근거해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 우리나라가 최장수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 연구위원은 “OECD 주요국 중 영국, 미국, 프랑스 등의 국가에서도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기대수명 증가세 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기대수명 둔화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대수명 증가는 생명보험사의 종신연금 보유계약과 연관성이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생보사의 종신연금 가입자가 보험사의 예상보다 오래 생존할 경우 연금지급액이 기대치를 초과해 보험사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대수명의 급격한 증가추세가 계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종신연금 보유계약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기대수명 증가세 둔화는 이러한 우려를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사는 기대수명 증가세 둔화 현상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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