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보험설계사를 시작했다는 지인들의 연락이 온다. 좋은 보험이 있다며 가입해 달라는데 정말인지 모르겠다. 받는 월급은 뻔한데, 관계 때문에 가입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재무설계'에 도움이 되는 보험인지 알아보고 싶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 [편집자 주]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요즘 가정용품을 직접 제작·수리·장식하는 DIY(Do It Yourself)가 인기를 끌고 있다. 본인의 입맛에 맞게 결정한다는 의미인데, 오롯이 보험회사에서 상품을 만들고 소비자는 사기만 하는 보험 상품에도 DIY 열풍이 불고 있다. 내가 설계하는 DIY보험, 어떻게 가입할 수 있을까.

DIY보험은 소비자가 원하는 보장만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불필요한 보장을 넣지 않아 보험료가 저렴해지며, 개인의 성향에 맞게 가입하기 때문에 미래 계약 해지율을 낮출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먼저 DIY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를 보면 KDB생명, 한화생명, 흥국생명, 동양생명, KB손보, DB손보 등이 있다.

KDB생명은 지난해 DIY 콘셉트의 ‘나만의 레시피 보장보험’을 출시했다. 기본 보장인 ‘재해 사망보험’에 신휴일재해장해특약과 골절 및 응급실 내원특약 등을 추가한 ‘건강+레저 실속보험 레시피’ 등 20여개의 선택 특약을 통해 여행과 레저를 즐기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보장을 제공한다.

한화생명은 올해 첫 상품으로 유병자 DIY보험을 선보였다. ‘한화생명 간편가입 100세 건강보험’은 유병자와 고령자도 쉽게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 상품에 고객이 원하는 특약만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흥국생명은 ‘(무)흥국생명 다(多)사랑 통합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진단, 입원, 수술, 치매, 장해, 생활비 등을 보장하는데, 마찬가지로 소비자가 원하는 특약만 가입할 수 있다.

동양생명도 작년부터 ‘수호천사 내가 만드는 보장보험’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보장내용과 금액이 확정돼 있는 기존의 상품과 달리 가입자가 세분화된 특약 급부를 활용해 원하는 보험료 수준에 맞춰 필요한 보장을 선택할 수 있다.

손해보험사 중에는 KB손보가 ‘KB암보험과 건강하게 사는 이야기’로 신체 부위별 암에 대한 보장을 세분화해 판매하고 있으며, DB손보 ‘프로미라이프 다이렉트 참좋은 암보험’도 각 신체 부위별 암보장을 소비자가 선택해 구성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스스로 보험을 설계해 가입하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암보험은 사망률 혹은 집적된 통계에 의존해 가입하면 자칫 가족력을 잊는 경우가 발생한다.

DIY보험은 보험에 대한 니즈가 없어 보험 가입률이 낮고, 온라인 접근성이 높은 20~30대를 공략하기 위해 출시됐다. 저렴한 보험료로 보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직접 내 보험을 설계한다는 의미에서 40대 이상의 가입률도 점차 늘고 있다. 셀프 서비스가 당연히 여겨지는 것처럼 DIY보험도 정착해 소비자 신뢰 및 권익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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