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한국이 미국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급등하던 원달러환율은 잠시 안정을 되찾았고, 증권시장도 오랜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금융시장의 완전한 안정화를 위해서는 코로나19 진정, 글로벌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지속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오후 10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600억달러 규모의 양자 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통화스와프 계약은 상설계약으로 맺어진 미 연준과 5개국 중앙은행 통화스왑계약에 더해 최근 급격히 악화된 글로벌 달러 자금시장의 경색 해소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통화스와프를 통해 조달한 미 달러화를 곧바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달러화 수급불균형으로 환율 급상승을 보이고 있는 국내 외환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미국의 통화스와프 소식에 20일 오전 원달러 환율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11시 2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1.00원(1.64%) 하락한 달러당 1259.00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환율은 32원 내린 1253원에서 출발해 20원대의 하락폭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12일 이후 꾸준한 상승으로 위기감을 높여왔다. 11일 1191.50원에서 12월 1207.00원, 13일 1218.00원, 16일 1228.00원, 17일 1242.00원, 18일 1257.00원, 19일 1280.00원으로 급격한 상승 추세였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글로벌 안전자산/위험자산에서 동반 자금이탈이라는 패닉장세가 연출됐다. 이로 인해 달러 수요가 폭증하며 달러인덱스는 103p를 넘어섰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기축통화국인 미국으로부터 달러를 공급받게 됐다는 점은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것. 심리적 안전판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실질적인 달러 수급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과거 금융시장을 돌아봤을 때 이번 조치가 코스피 안정세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08년 10월 패닉장세에 시달리던 코스피는 미국과 통화스와프(300억달러 규모) 계약 체결 이후 기술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혔다. 

2008년 10월 초 12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92원(10월 28일)까지 폭등했고, 코스피는 장중 900선(10월 27일)이 무너졌다. 당시 연속된 패닉장새에서 분위기 반전을 가져온 것 중 하나가 한미 통화스와프였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곧바로 1200원대로 내려앉았고 코스피도 장중 1200(11월 5일) 회복시도에 나섰다. 

이경민 연구원은 "한미 통화스와프를 통해 한국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일정부분 제어될 것"이라며 "코스피를 비롯한 한국 금융시장에 안정성 강화의 1차조건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실제 한미 간 통화 스와프는 국내 금융시장에 당장은 긍정 신호로 작용 중이다.  코스피는 20일 오전 11시 39분 기준 1528.31로 전일 대비 4.86% 올랐다. 코스닥의 경우 전일 대비 5.84% 오른 453.23을 기록 중이다. 이대로 마감한다면 8거래일 만의 상승이다.

다만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 추세 반전을 위해서는 FED의 CP 매입시작, 코로나19 진정, 중국 경제 지표 반등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이번 복합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FED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CP매입이 시행돼야 한다"며 "무엇보다 코로나19 글로벌 펜데믹 현상의 진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공포심리를 자극한 중국 경제지표의 반등이 확인돼야 한다. 3월 말이나 4월 초가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분수령"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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