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령자들은 가라오케(일본식 노래방)를 매우 좋아한다. 이를 노려 음향기기 전문회사인 다이이치고쇼는 가라오케를 건강과 연계해 시니어시장에 진출했다.

다이이치고쇼는 대학과 공동연구를 실시해 노래 효과 및 효능을 조사하고 검증데이터를 축적했다. 이후 건강증진과 개호예방을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생활종합기능개선기기 ‘DK엘더시스템’를 만들었다. 고령자의 운동, 구강, 인지 3가지 기능을 유지·향상시키면서 지역커뮤니티의 교류와 활성화에 기여하자는 것이다.

다이이치고쇼는 노래와 음악을 즐기면서 기능훈련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했다. 스크린 화면을 보고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음악, 율동, 감상, 게임 등 400여 종류의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DK엘더시스템은 노인시설 현장 경험이 많은 음악치료사들이 참여해 고령자들이 좋아하는 익숙한 노래로 선곡했다. 동요, 엔카, 가곡 등 250곡을 기본으로 시설과 대상자에 맞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리모컨 버튼과 글자 표시를 크게 만들어 고령자들이 보기 쉽고 조작이 편리하도록 했다. 메뉴도 자주 사용하는 기능만 넣어서 틀리지 않고 쉽게 선곡할 수 있게 했다.

DK엘더시스템에는 손목과 손가락 운동, 허리 노화방지 체조 등 운동기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도 탑재돼 있다. 건강 상태에 따라 5종류의 체조를 노래에 맞춰 천천히 따라하는 버전도 있다. 매월 계절에 맞게 12곡을 노래 부르며 율동하는 레크레이션용도 있다.

옛 인기 스타나 고향 풍경 등 다양한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흘러간 노래(쇼와의 명곡)를 부르면서 춤을 추거나 가사 일부를 가려서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운동기능과 구강기능을 향상시켜서 개호와 치매예방을 실현하는 건강프로그램이다.

다이이치고쇼는 지역커뮤니티 활성화와 건강유지를 연계시켰다. DK엘더시스템은 전국 1만9000개 이상의 공민관과 노인시설에서 활용하고 있다. 최근 2∼3년간 지자체 관련 시설에서 도입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개호보험제도 개정으로 경증 요양대상자에 대한 사업주체가 지자체로 이관돼 지자체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건강가라오케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자체에서는 건강가라오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문스텝인 음악건강지도사를 양성해 개호예방교실에 파견하고 있다. 후쿠오카시에서는 가라오케박스 파티룸(영업노래방)을 개호예방교실을 활용하고 있다. 노래방 손님은 주로 야간에 많으므로 낮에 개호예방교실로 개방하여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마츠에시에서는 편의점 옆에 있는 노래방을 개호예방교실로 활용하고 있다. 지역사회 고령자를 대상으로 건강증진과 치매예방, 커뮤니케이션 형성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최상태 50플러스코리안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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