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보험사들이 떨어지는 주가 방어를 위해 연이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가 0%대로 급락하면서 보험주 가치가 떨어져서다. 코로나19 충격이 증시 침체까지 이어지면서 보험업계의 자사주 매입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전영묵 대표이사와 유호석 부사장은 지난 19일과 20일 각각 6000주, 3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책임경영을 통해 주주들에게 신뢰를 얻고, 회사를 더욱 성장시키겠따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DB손해보험도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 19일 자사주 354만주를 장내 취득 결정했다. 취득 예정금액은 925억7100만원이다.

코리안리재보험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5월 27일까지 500만주(396억500만원)를 취득하기로 했고, 메리츠화재도 지난달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40만4000주(59억3880만원)를 장내 매수할 계획이다. 롯데손해보험도 지난 2일 3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한다 공지했다.

상장한 보험사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는 이유는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주가 하락은 주주들의 반발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는 투자 가치를 나타내기도 한다.

삼성생명이 주가를 보면 지난 20일 3만39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10영업일 이전인 6일(5만5600원) 대비 38.9%(2만1650원)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DB손보는 3만9050원에서 2만8600원으로 26.7% 떨어졌고, 코리안리는 8500원에서 5880원으로 30.8%, 메리츠화재는 1만4650원에서 9900원으로 32.4% 급락했으며, 롯데손보는 1715원에서 1080원으로 37.0% 감소했다.

한화계열 보험사인 한화생명과 한화손보의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한화생명은 지난 18일 970원까지 떨어지면서 동전주로 전락했다. 2010년 3월 상장 당시 공모가인 8200원과 비교하면 90% 가까이 손실이 난 셈이다. 한화손보도 지난 19일 965원까지 떨어졌으나 20일 소폭 상승하며 102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보험사들의 자사주 매입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을 앞둔 보험업계는 자본확충을 위한 투자자 모집이 아쉬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가 금리 인하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투자 수익률 악화가 전망되고 있다. 이는 보험업 성장률 저조로 이어져 투자 가치를 하락시키는 요인이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DB손보의 경우 자사주를 대량 매입한다고 밝히면서 전날 2만3800원이었던 주가가 하루 만에 2만8600원까지 올랐다”며 “보험사의 주가 하락 방어 수단은 코로나19의 진정과 금리가 인상되지 않는 한 당분간 자사주 매입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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