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한국은행이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다. 과거에 한번도 취하지 않은 조치로,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실물경제 위기가 유례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4월부터 3개월간 일정 금리 수준 아래에서 시장의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없이 공급하는 주단위 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매입)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지난 24일 민생·금융안정패키지 프로그램으로 2조5000억원을 공급하기로 한 가운데, 그 규모를 무제한으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RP매입은 금융사가 보유 채권을 한국은행에 맡기면, 이를 담보로 한국은행이 금융사에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0.75%에 0.1%포인트를 더한 0.85%를 상한으로 하고 입찰마다 모집금리를 공고한다. 입찰 기간은 4월부터 6월까지이며 매주 화요일에 실시하되 RP매매 대상기관과 대상증권 확대 시기를 감안해 첫 입찰은 4월 2일 실시한다. 7월 이후 그동안의 입찰 결과와 시장상황을 고려해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한국은행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뒷받침하기 위해 RP매매 대상기관과 대상증권도 확대하기로 했다. RP매매 비은행 대상기관은 형재 5개사에서 16개사로 확대하고, RP매매 대상증권에 공공기관(8개) 발행채권을 포함한다. 

대출 적격담보증권도 RP매매 대상증권과 동일하게 공공기관 발행채권(8개)과 은행채를 추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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