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강세이 편집기자
그래픽= 강세이 편집기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을 금펀드도 피하지 못했다.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Hedge·위험회피) 자산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질수록 가격이 상승한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금펀드도 10%대의 손실률을 나타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금펀드 12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최근 1개월(25일 기준) 수익률은 -13.94%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금펀드 수익률도 -6.56%를 기록해 역성장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최근 3개월 수익률과 최근 6개월 수익률 역시 각각 -3.42%, -7.76%를 기록해 손실을 봤다.

투자금 이탈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 금펀드 설정액은 3801억원으로 최근 1개월 사이 3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연초 이후에만 274억원에 자금이 이탈했으며, 3년 전보다는 설정액이 1227억원 줄었다.

금펀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팬데믹을 선언하기 전인 지난달까지만 해도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21일 기준 금펀드의 최근 1주일 수익률은 3.3%로 테마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으며, 최근 3개월 수익률 역시 9.82%로 국내 주식형 펀드와 국내 채권형 펀드 대비 선방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투자 매력이 떨어진 반면 안전자산 성격이 강한 금 관련 상품으로 자금이 몰린 것이다. 통상 금은 미국 국채 금리, 달러가치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달러 가치, 주식가치가 떨어질수록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금 가격은 상승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각종 금융자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트로이온스 당 1600달러 후반대까지 상승했던 국제 금 가격은 트로이온스 당 1400달러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위험자산의 가격이 폭락하면서 마진콜(선물계약 기간 중 선물 가격 변화에 따른 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이 확산돼 금 투매를 통한 유동성 확보가 이어진 영향이다.

다만 글로벌 주요국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맞서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 만큼, 조만간 금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코로나19의 진행 상황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다시 나타날 수 있어, 금의 포트폴리오 일부 편입은 수익률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진단이다.

신한금융투자 박광래 연구원은 “금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위험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커질 때 가치가 보전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금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주식이나 하이일드 채권, 기타 원자재 대비 낮은 하락을 보였기 때문에 안전자산의 지위가 무너졌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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