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금융연구원)
(자료:한국금융연구원)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보험사들이 과도한 외형확대를 위한 금리 경쟁 등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석호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제로금리 시대의 보험산업 리스크 및 과제’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가 0.7%로 50bp 하락하고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신규 보험판매가 더욱 위축되고 기존 보험계약의 효력상실 및 해약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 하락으로 이어지는데, 소비자의 보험가입 유인을 위축시키고 보장성보험도 예정이율 하락에 따른 보험료 상승이 신규 판매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생명보험의 경우 금리가 내려가면서 이미 신계약률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13.7%)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2019년 11월 기준 10.9%까지 떨어졌고, 효력상실 및 해약률은 같은 기간 7.8%에서 8.7%까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이차역마진은 커지는 동시에 변액보험 부문에서의 보증준비금 규모 확대 등으로 수익성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의 2019년 9월 기준 운용자산이익률은 2010년 9월 대비 각각 5.6%에서 3.5%, 5.10%에서 3.69%로 낮아졌다.

특히 생보사는 과거 판매한 5%대 이상 확정금리형 상품이 가장 큰 부담이다. 생보사 보유 상품의 금리 비중을 보면 확정금리형 상품이 41.5%이며, 확정금리형 상품 중 5% 이상이 61.3%를 차지한다.

보험사들은 낮은 시장금리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부동산, 신용파생상품 등의 대체투자를 확대해 왔다. 하지만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 등으로 인해 투자한 대체투자자산의 부실화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일본 야마토생명이 과도한 해외 고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로 인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큰 폭의 수익률 하락 및 투자손실이 발생하면서 파산한 사례가 있다”며 “국내 보험사들도 이 같은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성장성 및 수익성 저하는 향후 IFRS17(신국제보험회계기준) 및 K-ICS(신지급여력제도) 도입 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생보사의 총 책임준비금(부채) 결손금액 규모가 약 4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최근 추가적 금리인하로 결손금액 규모가 증대되면서 자본적정성 부담이 큰 폭으로 확대될 수 있다.

저금리 장기화가 보험사의 각종 부담을 증대시키면서 과도한 외형확대와 금리경쟁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보험사의 이차역마진 확대의 주원인은 과거 저축성보험 위주의 성장, 과도한 금리경쟁 등에 기인한 것으로, 향후 금리경쟁의 과열이 반복되지 않도록 금리연동형·실적형 상품의 확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또 고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보험사마다 적극적으로 자구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경기변동에 민감한 해외부동산, 신용파생상품 등 고위험·고수익자산 투자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화 등을 통한 신사업모델·수익원 발굴, 경제·금융환경에 덜 민감한 대체투자처 발굴, 사업비 등 경영 전반에 걸친 비용 절감, 보험금지급률·손해율 관리 강화 등 보험사의 적극적인 자구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저금리 기조뿐만 아니라 금리반등 전환에 대비한 전략방향도 선제적으로 마련된 필요가 있다”며 “금리 반등은 중장기적으로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 제고 및 이차역마진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채권 가치 하락에 따른 건전성지표 저하, 신용위험 상승 등을 초래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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