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지난해 금융권과 부동산신탁회사의 신탁보수가 2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신탁보수는 신탁회사가 신탁재산을 관리·운용하고 대가로 받는 수수료수입을 말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증권, 보험, 부동산신탁사의 2019년 신탁보수는 2조3239억5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6.49% 증가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의 신탁보수 규모가 가장 큰데다가 성장률도 1위다. 2019년 은행권 신탁보수는 1조2932억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8.59% 늘어났다. 

은행권은 고령화시대를 맞아 신탁 시장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은행권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신탁 사업 확장을 꾀해왔다. 지난해에는 DLF로 대표되는 특정금전신탁 부문의 부침을 극복하기 위해 더 안정적인 재산신탁, 즉 부동산신탁에 신경을 쓰는 전략을 취했다.  

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지주 차원에서 부동산신탁사를 인수하며 은행과 부동산신탁사의 영업 노하우 공유의 기반을 닦아왔다"며 "특정금전신탁 부문이 위축될 수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신탁은 은행권의 신탁보수 확대 측면에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신탁보수 규모면에서 은행권의 뒤를 이은 곳은 부동산신탁사다. 부동산신탁사는 지난해 7874억8500만원의 신탁보수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55% 성장했다. 

부동산신탁사의 신탁보수 규모가 소폭의 성장에 그친 까닭은 지난해 시장 재편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내 부동산신탁사들이 연이어 지주사에 인수된 이후 적응기를 거치면서 수익 확장에 집중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우리금융은 국제자산신탁 인수계약을 체결했고, 2018년에는 신한금융지주가 아시아신탁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은행, 부동산신탁사와 달라 증권과 보험업권의 신탁보수는 규모가 작은 편이다. 2019년 기준 증권업의 신탁보수는 2310억2300만원, 보험업은 222억3900만원이다.  

증권업의 경우 지난해 부동산신탁업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지만 투자지출, 영업비용 등의 영향으로 신탁보수 부문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거두지는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부동산신탁업을 통해 신탁보수를 챙기려 한다. 지난해 신영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이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받고 부동산신탁업 시장에 발을 들였다"며 "이들의 시장 적응 여력에 따라 증권업의 신탁보수 규모가 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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