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발송한 공개서한 내용 일부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6일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업자금 위기설’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주장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이날 주요 칼럼니스트, 출입기자, 민간 자문위원 등에게 정부의 의지와 정책방향을 담은 서한을 공개적으로 발송했다. 최근 금융시장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우려, 정책 건의 등과 관련해 시장에서의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고 정책 방향 관련 궁금증에 답하기 위해서다.

은 위원장은 “‘0월 위기설’, ‘발등의 불’, ‘00기업 자금난’ 등은 더욱 정신차리게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장 불안이 커지고 해당 기업이 곤란해지는 부분이 우려되기도 한다”며 “정책 추진과정에서 시장, 언론 등과 소통이 더 있었으면 이런 말이 나오지 않았을 텐데 하는 반성과 함께 늦었지만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과거에도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자금 위기설이 반복적으로 등장했지만, 지나고 보니 과장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위기설은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불필요하게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언급되는 특정 기업의 자금사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올해 1분기 기업의 자금조달 증가폭은 6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46조1000억원 보다 크게 늘었지만, 이를 가지고 기업이 총제척 자금부족 상황에 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은 위원장은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증가한 측면도 있지만 은행 등 금융권이 기업의 수요에 맞춰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했기 때문”이라며 “이 과정에서 기업의 자금조달 구조도 질적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자금조달 구성을 보면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 조달 증가세는 둔화되고, 대출·회사채 등 장기자금조달 규모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가 가동을 시작한 지난 2일 이후 기업이 발행을 희망하는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는 등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안펀드 첫날 회사채 등 매입이 불발된 것과 관련, 회사채와 CP 등은 시장에서 자체 소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 향후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시장수급 보완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채안펀드가 본격 가동중이나 기업발행 불량이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다”며 “회사채, CP 등은 시장에서 자체 소화되는 것이 바람직한 만큼, 시장에서의 조달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금리 등의 측면에서 시장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대한 지원에 앞서 자구노력을 강조한 것을 두고는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과 달ㄹ 시장접근이 가능한 만큼 최대한 시장조달 노력을 해달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최근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과 관련해서는 소상공인진흥공단 경영안정자금 대출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진흥공단 경영안정자금대출은 만기가 3년으로 가장 길다보니 수요가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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