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로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며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동학개미운동은 기관, 외국인 매도에 맞서 ‘개미’인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는 통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을 말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1분기 비대면 계좌 개설이 전년 동기 대비 3.2배 증가했다. 올해 1월 대비 3월의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 역시 3.5배 증가했다. 계좌 개설 후 평균 매수 금액은 20대 1838만원, 40대 4090만원, 60대 고객의 경우 5365만원이다. 비대면 채널로 계좌를 개설한 후 주식을 매수한 평균 매수금액은 2981만원이었다.

삼성증권 역시 올해 들어 대면과 비대면 모두 계좌개설이 큰 폭으로 늘었다. 점 대면의 경우 올해만 1만1000명이 증가했으며, 지난 2월 24일부터 지난 3월 25일까지 한달 간 비대면을 통해 계좌개설을 마친 신규고객은 10만명이 넘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비대면으로 계좌개설을 마친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는 점이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비대면 계좌 개설 후 최초로 매수한 종목은 전 연령대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에서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한 고객 중 3명 중 1명(32.6%)가 삼성전자(우선주 포함)를 최초로 매수했으며 그 외에도 신한지주, 현대차 등에 관심을 나타냈다. 매수대금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전 연령대에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매수했으며 그 외 KODEX 200선물인버스2X, 씨젠, KODEX 레버리지, 삼성전자 우선주의 순으로 매수대금이 집중됐다.

삼성증권 역시 지난달 유입된 신규 비대면 고객의 61%가 삼성전자를 한 번이라도 매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주가가 저점을 찍었다고 판단한 개인투자자들이 저점 매수를 위해 신규 계좌 개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전자 주식은 지난 3월 23일에는 올 들어 종가 기준 최저점인 4만2500원을 기록한 후, 지난 7일에는 최저점 대비 16.7% 상승한 4만9600원(종가 기준)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 박재구 빅데이터센터장은 “금융위기 당시 시장상황에 대해 직접 경험하거나 사례를 학습한 투자자들이 시장 변동성 확대를 투자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점 매수를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은 투자 열기 진화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는 과거 금융위기와는 다른 양상으로 향후 주식시장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만큼, 소위 ‘몰빵 투자’나 ‘묻지마식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기관 대출 등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하는 경우 높은 이자 비용 발생 및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 등으로 손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며 “대출 등을 이용한 투자는 개인의 상환능력 및 다른 지출(생활비 등)까지 고려해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