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장기요양시설에서 근무하는 돌봄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낮은 임금, 고용불안정성, 업무 부담 등으로 간호사들이 장기요양시설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노후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축 중 하나인 장기요양시설 돌봄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간호사 종사자 대비 장기요양인정자 비율은 223.68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직후(79.35)보다 두배 넘게 뛰어올랐다. 이는 장기요양시장에서 인력 공급 부족으로 간호사 부담이 약 2.8% 증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만 놓고 비교했을 때도,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직종은 최소 1만명 이상이 취업됐지만 간호사 종사자 수는 약 3000명에 불과했다. 다른 직군보다 간호사가 최소 3분의 1이상 부족한 셈이다. 

연구원은 요양시설 간호인력 부족 문제의 원인으로 많은 업무량과 스트레스, 교육 부재, 임금 문제 등을 꼽았다. 

우선 과도한 업무량이 요양시설을 근무를 기피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요양시설 간호사는 현장에서 24시간 케어가 이뤄지고 평가로 인한 기록업무 양이 많아 어르신 직접 간호 시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간호조무사는 인력배치 기준 허용 상한선인 최대 37명까지 혼자 케어하는 사례도 언급됐다. 

재가기관 근무 간호사도 가족과 보호자를 위해 끊임없이 상담을 해야 하며, 이용노인과 담당 간호사의 공감이 잘 형성돼 있을 경우, 이용자가 다른 간호사를 거부해 어쩔 수 없이 24시간 465일 전화를 받고 달려가야 하는 상황이다. 

부담감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문제였다. 요양시설 간호조무사는 병원에서 일할 때는 지시에 따르는 액팅 중심의 업무를 수행하면 된다. 하지만 요양시설은 액팅뿐 아니라 책임간호사 역할을 요구받고, 때로는 관리자 일까지 도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장기요양 업무에 필요한 실무중심 교육 부재도 지목됐다. 요양시설에 일하는 간호사들은 협회나 단체에 의한 간호조무사 전체 교육보다, 선발 후 각 시설에 맞는 자체 실무교율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간호조무사들 역시 교육의 기회가 부족한 점을 느끼며, 요양시설에 적합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가기관에서도 방문간호조무사를 위한 보수교육, 응급처치 교육의 필요성이 현장에서 요구됐다. 

임금 문제도 요양시설 근무를 기피하는 요소였다. 재가기관 근무 간호사들은 노인장기요양시장에서 간호사를 채용하기 위한 최소한의 임금가이드라인도 없다고 피력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채용 시 수가 가산 차이가 거의 없어, 간호사들이 장기요양시장을 기피한다고도 설명했다. 

재가기관 방문간호사와 방문간호조무사는 고용불안정성을 문제로 꼽았다. 건당으로 급여를 받거나, 아르바이트 정도 수준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일에 집중할 수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연구원은 요양시설을 기피하는 돌봄인력들을 다시 돌아오게 만들기 위한 해결책으로 급여 인상을 제시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모두 급여 수준 조정, 급여 인상을 통해 업무만족도를 끌어올리고, 근무시간과 임금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장기요양에 대한 홍보도 요구됐다. 장기요양기관에서 간호사의 역할과 장기요양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고, 장기요양시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업무 구분도 기본 과제로 꼽혔다. 간호사의 지도 아래 간호조무사가 팀으로 간호업무를 할 수 있도록 간호사의 지도를 법제화하고, 명확한 업무 구분이 이뤄지는 근무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호대학생의 유입도 방안으로 제시됐다. 학부 때 실습을 통해 장기요양을 경험하게 하고,  4년재 학사과정을 종업한 간소하가 임상 경험 없이도 장기요양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진입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간호조무사 유입을 위해서는 위험수당, 건강검진 혜택을 확대하고, 호봉제, 야간수당, 장기근속수당,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장기요양기관에 정착할 경우 이용노인의 질병 예방, 합병증 저하로 건강보험 재정을 절약할 수 있다"며 "의료사고와 오류 감소가 의료서비스 질 개선과 의료비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간호 인력 투입으로 이용노인의 노후 관점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수급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상승할 수 있다"며 "또 퇴직간호사와 같은 유휴 간호사가 장기요양기관에 신규로 채용되는 등 새로운 고용 창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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