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김승현 시민기자> 직장 내 괴롭힘으로 나처럼 상을 엎고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한마음 한뜻일 것이다.

‘이 회사에서 내가 받아야 했던 모든 돈을 다 받아내리라.’

근무하며 한 번도 요구한 적 없었던 추가 근무, 야근, 특근 수당을 받기 위해 노무사를 찾아갈 수도 있고 인터넷을 뒤져가며 어떻게 계산하면 되는지 계약서를 들춰보며 엑셀을 만지고 있을 수도 있다. 나 또한 노무사를 두 번 찾아가 자문했고 그 서류를 노동부에 제출했다. 나의 경우, 새벽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일정이 많았고 해외 출장이 잦았기 때문에 회사에서 배부한 스케줄표를 비롯해 출퇴근 기록이 담긴 교통카드 내역서를 토대로 계산했고 이를 첨부해서 감독관에게 보냈다.

감독관은 며칠 뒤 추가 근무 및 특근 수당을 하나도 받을 수 없다고 통보했다.

“야근할 때는 사측에 몇 시까지 근무하겠다는 기안서를 제출하고 결재를 받으셨어야 해요.”

“중소기업에 그런 게 어디 있나요? 일이 많으니까 가지 말고 대기하라는 말도 구두로 들었는데요.”

“비용이 청구될 거라는 걸 사측이 알고도 추가로 근무를 시켰다는 증거가 없어서 인정이 안 돼요.”

“교통카드 출퇴근 기록으로도 인정이 안 되나요?”

“네. 그 시간 동안 근무를 했다는 증거가 없고, 사측에서 추가 근무 시 발생하는 수당을 인지하고도 일을 시켰다는 내용이 없어서요.”

“그 말씀이면 출퇴근 카드를 찍고 다녔어도 추가 근무에 대한 수당은 안 나올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기안서를 안 냈다면, 회사에서 일을 안 하고 남아있었을 확률도 있으니까 추가 근무로 인정이 안 되죠.”

“…어느 회사가 매번 야근 때마다 몇 시까지 근무하겠다는 내용의 기안을 올리고 결재를 받나요?”

“저희는 그렇게 하거든요.”

노동청은 감독관이 야근할 때마다 몇 시까지 왜 추가로 근무하는지 결재를 받아야 할 수 있다고 한다. 본인들은 그렇게 한다는 말에 대화의 의지를 잃었다. 카톡으로 전날 내일은 일이 많으니 야근을 해달라는 내용이 있었다고도 전달해봤지만, 감독관은 한결같았다.

“몇 시까지 야근해달라는 내용이 안 담겨있고 그 시간까지 근무하셨다는 증거가 없어서 안 돼요.”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보면 출퇴근 기록을 증거로 제출하기 위해 교통 카드 내역을 뽑아가라는 내용이 많다. 적지 않은 회사가 출퇴근을 체크하기 위해 지문 등록이나 카드를 대는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당 계산에 너무 힘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경험상 아무 의미 없었다.

사직서를 제출하고 계산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부디 수당에 너무 연연하지 않길 바란다. 본인이 계산한 것에 비해 턱없이 적은 금액이 돌아올 것이다.

반면에 현재 퇴사를 고민 중이고, 노동청의 감독관처럼 추가 근무 때마다 결재를 받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상사에게 메일이나 카톡으로나마 추가 근무(근무 종료 예정 시간)에 대해 언급하고 허가를 받길 바란다.

시리즈를 이어갈 때마다 조금은 회의감도 든다. 내가 전달하는 정보가 도움되는지, 힘 빠지게 하고 있진 않은지. 이 시리즈는 가감 없이 내가 겪은 상황들을 전달하는 것이니 부디 내 상황을 토대로 삼아 나처럼 아무것도 인정받지 못해 억울해하지 말고, 본인 노동에 대한 대가는 꼼꼼하게 챙기길 바란다. 얕은 인정 욕구에 취해, 자잘한 정에 흔들려 ‘회사를 위해 이 정도는 희생할 수 있다’는 곧 무너질 애사심보다 본인의 건강과 커리어 속 다음 스텝을 더 고려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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