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은행계 카드사의 신용카드 수수료 이익이 급감했다. 지난해 2월부터 가맹점 수수료율을 한차례 낮춰 적용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악화된 탓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40.7% 감소한 510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카드의 신용카드 수수료 수익도 같은 기간 23.1% 줄어든 390억원이다.

KB국민카드는 830억원의 신용카드 수수료 수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그러나 전년 말(890억원)과 비교하면 KB국민카드도 신용카드 수수료 수익이 6% 이상 감소했다.

은행계 카드사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익이 급감한 것은 지난해 2월부터 적용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때문이다. 지난해 우대 수수료를 적용받는 가맹점 구간을 기존 연매출 30억원 이하에서 500억원 이하까지 확대하면서, 연매출 30억~500억원 가맹점의 수수료가 기존 2.27%에서 1.97%로 낮아졌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가맹점 수수료가 낮아진 탓에 카드 사용액이 늘어나도 수수료 수익을 늘리기 어렵다.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심리 악화도 신용카드 수수료 수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코로나19 사태에 외출과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카드 사용액이 급감한 것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신용·체크카드 승인금액은 205조8000억원, 승인건수는 50억400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2.2% 증가하는데 그쳤다. 월별로 보면 카드승인금액은 1월과 2월 각각 5.8%, 6.5% 늘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심화된 3월에는 4.3% 감소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카드 수수료 이익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효과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매출액 감소로 신용판매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코로나19 확산 영향을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오프라인 가맹점을 중심으로 카드 사용액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계 카드사 4곳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9% 늘어난 2897억원이다.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263억원으로 전년보다 4% 늘었으며, KB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5.3% 증가한 8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각각 112.5%, 66.5% 성장한 510억원, 303억원을 나타냈다. 신용카드 수수료 감소에 따른 수익 감소를 최소화 하기위해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카드론, 할부금융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한 점이 실적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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