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각종 산업이 휘청이고 있다. 보험업계도 리쿠르팅 위축, 금리 인하에 따른 적립금 감소 등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보험산업에 직접적인 충격이 발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보험사들의 설계사 수급 차질을 꼽을 수 있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설계사 자격시험 운영을 중단했다. 코로나19는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같은 공간에 있을 경우 높은 확률로 질병이 확산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후 자격시험은 두 달여 만인 지난 주말 재개됐다. 보험사들은 설계사 자격시험이 중단되기 전 시험을 통과해 뒤늦게 등록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해당 기간 설계사 수급을 할 수 없었다고 토로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신입 설계사를 발굴하는 리쿠르팅은 보험사의 영업 근간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코로나19로 자격시험 운영 자체가 중단되면서 4월 수입보험료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보험사에 간접적으로 미친 영향은 더 많고 큰 파급 효과를 불러왔다. 보험사의 수익성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3월부터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 각지에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했다. 감염률이 높은 코로나19는 전 세계 산업을 둔화시키며 미국발 기준금리 인하는 물론 세계 증시 악화를 불러왔다.

주요 증시별로 보면 다우지수는 2월 초 2만9000선을 유지했으나 2월 말 2만5000선까지 하락했고, 3월 말에는 1만8000선까지 떨어졌다. 나스닥은 2월 초 9500선에서 2월 말 8500선까지 하락한 후 3월에는 6800선까지 추락했다. 코스피지수는 2월 초 2150~2200선을 유지하다 월말 1900선까지 일시적으로 떨어졌다. 3월에는 1450선까지 하락했다 지금은 1900선을 회복했다.

국내·외 증시 악화는 생보사 변액보험 적립금을 축소시켰다. 변액보험은 보험계약자가 낸 보험료 가운데 일부를 채권이나 주식 등에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성과를 나누는 실적 배당형 상품이다.

변액보험은 대부분의 순자산액이 국내 주식형과 주식혼합형에 투자된다. 이 때문에 증시 변화에 민감한데, 코스피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2월 초 변액보험 순자산액은 103조5791억원이었으나 월말 101조4770억원으로 줄었다. 3월 중순에는 95조8580억원까지 하락한 이후 이달 27일 기준 97조8081억원까지 회복했다.

변액보험은 생보업계 대표 상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국제회계기준)17에 부채량 증가 부분에서 다른 상품 대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악화하면서 변액보험도 판매와 운용 수익 부분에서 충격이 발생한 것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지난 3월, 미국발 기준금리 인하는 국내 기준금리도 떨어뜨렸다. 기준금리는 금융회사 상품의 금리(이자)를 책정하는 기준이 되는 지표이며, 보험사 자산운용수익률을 결정짓는 요소다.

현행 보험업법 106조는 보험사의 일반계정과 특별계정의 자산운용 중 해외 투자 한도를 각각 30%, 20%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보험사들이 대부분의 자산을 국내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투자 수익률이 낮아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자산운용수익률은 줄고 이차역마진 리스크는 커진다”며 “수익의 전부를 차지하는 자산운용수익률이 떨어지면 보험사가 이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비대면채널이 활성화되기도 했다. 보험사들은 최근 언택트(UnTack·비대면)를 활용한 영업 및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보험사 콜센터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콜센터 직원의 재택근무 가능 여부를 금융당국에 질의했고, 이달 중순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개인정보 보호 등 보안과 확실한 내부통제를 기반 한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삼성화재는 PIN번호를 활용한 간편인증을 도입해 간단한 계약변경과 같은 업무처리가 가능토록 했고, DB손보는 보험업계 최초로 정비업체와 고객이 고화질 영상전화 통화로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캐롯손보는 언택트 인공지능(AI) 영상인식 기술을 접목한 ‘캐롯 폰케어 액정안심보험’을 선보였으며, 현대해상은 인공지능 면접을 실시했다. 신한생명은 실시간 모바일 방송으로 ‘제30회 영업대상 시상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보험사 수익에 직·간접적인 타격을 미치기도 했지만, 비대면 채널을 활성화 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일부 나타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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