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염희선 기자> 국민은행이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형) 적립금 7조원을 돌파했다. 은행권 전체로 놓고 봤을 때는 1분기에 약 7000억원가량의 적립금을 추가로 쌓았다. 원리금비보장 상품의 경우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12개 은행의 DC형 적립금은 32조814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20%(7094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지난 1분기 7조164억원의 적립금으로 지난해 말보다 2.14%(1475억원) 늘어났다. 이는 은행권 최대 수준이다.

뒤를 이어 신한은행이 6조5940억원, 기업은행 5조8723억원 , 우리은행 3조9767억원, 농협은행 3조6352억원, KEB하나은행 3조4080억원의 적립금을 기록했다.

DC형 적립금의 대부분은 원리금보장형이 차지하고 있다. 1분기 기준 DC형 중 원리금보장 비중은 89.71%(29조4377억원)에 달하며, 원리금비보장형은 10%대에 불과하다.

1분기 기준 12개 은행의 원리금비보장 적립금은 3조3766억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6.84% 증가했다.

신한은행이 9213억원으로 가장 많은 적립금을 기록했고, 국민은행이 898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은 5136억원,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3286억원, 3112억원을 기록했다. 지방은행을 보면 대구은행이 594억원, 부산은행 153억원, 경남은행 171억원으로 낮은 수준이다.

적극적인 자산운용과 노후대비를 위해서 원리금비보장 상품 비중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셈이다. 이유는 수익률 때문이다.

DC형의 특징은 근로자가 직접 운용을 통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막 가입자의 자산운용에 대한 관심도 부족, 금융권의 홍보 부족을 원인으로 형편 없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2개 은행의 1분기 기준 DC형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1.70%로 은행 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밑도는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퇴직연금 원금보장조차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원금보장형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원리금비보장형 수익율은 더 심각하다. 1분기 기준 원리금비보장형 수익률은 -1.28%로 손실을 기록했다. 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0.07%)과 신한은행(0.37%)만이 수익을 기록했고 나머지 10개 은행은 손실을 보였다. 지난해 말 수익률(-4.82%)보다는 개선된 점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라고 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DC형은 고객이 스스로 자산 운용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의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한 상품”이라며 “고객이 퇴직연금 운용에 관심이 없을 때 알아서 운용해주는 디폴트옵션의 도입이 빠르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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