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지난달에 이어 설계사 자격시험이 다시 잠정 중단됐다. 이태원 클럽에서 촉발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서울권을 중심으로 재확산 가능성이 나오면서다.

설계사 자격시험 자체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보험사들의 핵심 영업채널인 설계사 수급에도 차질이 생겼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이달 예정된 설계사 자격시험 일정을 취소, 향후 자격시험 운영을 잠정 연기하기로 전날 결정했다.

생보협회는 이달 셋째 혹은 넷째 주에 자격시험을 재개할 예정이었고, 손보협회는 오는 19일 시험 일정이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면서 설계사 자격시험 운영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태원 클럽에서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여명을 넘어섰고, 클럽을 방문한 2000여명의 연락이 두절돼 2차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당초 설계사 자격시험은 매월 6~9회 치러진다. 응시자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23만명에 달하고, 지난 1~2월에만 3만5000여명이 자격시험에 응시할 만큼 관심도가 높은 직종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잠정 시험일정 자체가 무기한 연장된 것이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최근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 및 자격시험 진행으로 인한 감염 확산 우려 등을 고려해 5월 보험설계사 자격시험 일정을 연기했다”며 “확진자 추이 등을 고려해 보험사를 통해 추후 시험 일정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설계사 자격시험이 잇따라 미뤄지면서 보험사의 신입 설계사 수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전속설계사 현황을 보면 손보업계는 2017년 8만1963명에서 2018년 8만1749명, 2019년 9만4990명으로 증가한 반면, 생보업계는 같은 기간 10만6989명에서 9만1927명으로 줄었다. 업계 전체로는 18만8952명에서 18만6917명으로 소폭 줄어든 셈이다.

매년 수 만명의 예비설계사가 자격시험을 응시해 전속 설계사로 위촉되지만, GA로 이탈하거나 해촉하면서 점점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보험사의 핵심 영업채널인 설계사채널의 위축을 의미한다. 보험은 소비자의 보험 가입 니즈를 끌어올려 설계하는 아웃바운드 영업이 대부분인데, 전속설계사 도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신규 계약 유치 능력이 감소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4월 두 달여 만에 설계사 시험이 재개돼 생보업계 7000여명, 손보업계 4202명이 합격하면서 보험사들이 설계사 수혈에 성공했지만 감소하는 전속설계사 수를 보완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영업 실적은 기존의 영업 노하우가 있는 전문적인 설계사와 신입 설계사를 통해 나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신입 설계사 도입은 신계약 실적으로 이어지는데, 도입 자체가 안 되면 설계사 감소뿐만 아니라 신계약에도 차질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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