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손해보험업계 대표 상품이 된 ‘어른이보험’이 생보업계에서도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양생명과 흥국생명에 이어 대형사인 한화생명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다.

가입 연령을 높인 ‘어른이보험’은 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20대의 보험 가입률을 높이고, DB확보에 유리할뿐더러 보장성보험 강화에 효과적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날 ‘LIFEPLUS 어른이보험’을 출시했다. 가입연령을 기존 19세에서 30세로 확대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상품은 특약을 72개로 분류해 맞춤형으로 설계 가능하며, 암에 대해서는 90일의 면책기간을 없앴다.

기존 20세까지 가입 연령 제한이 있던 어린이보험을 30세까지 가입 가능토록 개정한 일명 ‘어른이보험’은 최근 생보업계에 확산되는 추세다.

동양생명이 지난해 7월 생보업계 최초로 30세까지 가입이 가능한 ‘(무)수호천사어른이보험’을 출시한데 이어 흥국생명도 이듬해 8월 ‘(무)흥국생명 내리사랑 어린이종합보험’을 선보였다.

생보업계가 어른이보험을 잇따라 출시하는 이유는 손보업계가 어린이보험의 가입 연령을 확대해 높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어른이보험은 2018년 4월 DB손보가 보험업계 최초로 출시했고, 메리츠화재가 뒤이어 선보였다. 이들 손보사는 이듬해 상반기 각각 약 51억원, 99억원의 신계약 초회보험료를 거두며 어린이보험 시장 전통 강자인 현대해상(약 95억원)을 압박하기도 했다.

특히 DB손보는 그간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4월 어른이보험을 출시하면서 해당 월 매출은 16억418만원을 기록, 1년 전(3억9023만원) 대비 311% 증가한 초회보험료를 기록했다. 4월 매출로는 현대해상(12억2000만원)과 메리츠화재(14억1000만원)을 넘어선 수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업계는 저금리, 저실적,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타사에서 높은 실적을 올린 상품을 벤치마킹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갈수록 생보업계는 대표 상품인 종신보험의 판매량이 줄고, 변액보험도 주식시장 불황으로 소비자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다른 보장성보험 매출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어린이보험의 가입 연령 확대는 보험사의 보장성보험 매출 뿐 아니라 장기 고객 확보에도 용이하다. 미래 보험사 고객이 될 20·30대의 DB(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할 수 있고, 이들을 대상으로 추가 보험 가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동일한 보장을 받더라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는 혜택이 있다. 질병 발병 확률이 낮아 다른 질병보험 대비 요율인 낮게 산정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싸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혜택이 있어 가입 니즈를 높일 수 있다”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IFRS17 도입에 대비해 보장성보험 매출을 늘릴 수 있고, 장기 고객 유치에 긍정적이기 때문에 어른이보험을 잇따라 선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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