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우리파워인컴펀드, DLF 사태와 같은 대규모 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발생에도 펀드 투자 과정에서의 판매직원 의존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투자자들의 관련 지식 수준이 낮고 펀드 관련 정보를 학습·탐색하기 위한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은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 펀드 투자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서울, 수도권 신도시,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25세~64세 성인남녀 25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비율은 35.4%로 전년보다 1.6%포인트 올랐다. 이들은 주로 노후준비(23.1%)나 자산증식(22.9%)을 위해 펀드에 투자했다.

펀드 판매사는 은행이 47.3%로 가장 많았고 증권사(41.3%), 보험사 (10.2%)가 그 뒤를 이었으며 펀드슈퍼마켓을 주로 이용한다는 비율은 1% 미만에 불과했다.

가입자가 펀드에 투자하게 된 계기는 판매직원 권유에 의한 투자가 34.2%로 가장 높았으며 자발적 펀드 투자비율은 31.7%, 주변 사람의 권유에 의한 펀드 투자비율은 19.9%로 나타났다. 펀드투자자들의 평균 목표 투자기간은 34.5개월이었으며, 목표수익률은 연 12.8% 수준이다.

펀드 투자자의 24.4%는 주거래 금융회사를 펀드 판매사로 선택했고 9.3%는 집이나 회사와 가까운 판매사를, 6.8%는 아는 판매직원이 있는 판매사를 선택했다. 자자의 31%가 판매직원을 통해 펀드 관련 정보를 얻는다고 답했으며 인터넷(카페 등)에서 얻는 사람은 18.1%, 주변 사람에게서 얻는 사람은 15.9%다.

문제는 판매사를 방문한 펀드 투자자 중 투자자정보 확인서나 투자성향 진단을 하지 않았다는 비율이 21.2%에 달했다는 것이다. 투자성향 진단 경험자 중 22.5%는 자신의 투자성향과 관계가 없는 상품을 권유받았다고 답하였으며 14.9%는 권유하려는 상품에 맞는 결과가 나오도록 투자성향 진단을 유도당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펀드 투자 이후 운용보고서를 읽어봤다는 비율은 41.4%였으며 운용보고서를 읽었다는 응답자의 23.2%가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과거 우리파워인컴펀드 사태부터 작년 DLF 사태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펀드 불완전판매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판매직원 권유에 의한 투자비율, 정보 취득 등 펀드 투자 과정에서의 판매직원 의존도는 크게 줄지 않은 셈이다.

투자자보호재단은 펀드 투자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판매직원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판매직원의 불완전판매 행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기적으로는 미스터리쇼핑 등을 통해 판매직원의 불완전판매 행위를 단속하고 장기적으로는 금융교육 등을 통해 투자자들의 금융이해력을 높여 투자자들 자신이 불완전판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투자자보호재단 관계자는 “금융이해력이 낮은 일반투자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운용보고서 내용 및 금융 용어를 더욱 쉽게 표현할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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