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데일리=김수지 시민기자> 치킨엔 맥주 삼겹살엔 소주 양꼬치엔 칭따오처럼 따로 먹을 때보다 함께 먹을 때 최상의 케미를 이끌어 내는 궁합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와인과 함께 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내는 ‘푸드 페어링(Food pairing)’ 조합을 소개하고자 한다.

광어회+쇼비뇽 블랑=광쇼
일반적으로 회와 푸드 페어링에 좋은 와인은 화이트 와인이라 단정 짓기 쉽지만 자칫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화이트 와인도 포도 품종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고 또 숙성 방식에 따라 다르다. 즉 오크(oak)통 숙성인가 아니면 스틸(steel)숙성인가에 따라 같은 포도 품종이여도 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회와 푸드페어링 베스트 와인은 무엇일까? 광어회나 우럭처럼 담백한 회라던지 연어나 참치처럼 기름진 회에는 드라이 하고 산도가 높고 시트러스 계열의 화이트 와인은 전부 추천이다. 거기에다 오크 숙성이 아닌 스틸 숙성이면 실패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와인에는 드라이 한 독일 산 리슬링 와인(riesling wine)이나 프랑스 보르고뉴 산 샤블리 와인(Chablis wine) 등의 와인이 있지만 필자는 뉴질랜드 말보루지역의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을 추천한다. 쇼비뇽 블랑은 다른 품종에 비해 구하기도 쉽지만 가격대비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회와 쇼비뇽 블랑을 함께 할 때 냉장고에 와인을 미리 칠링(chilling)하면 더 좋다.

굴+샤블리=굴블리
일본의 유명한 와인 만화 책 ‘신의 물방울‘에서 푸드 페어링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온다. 도쿄에서 나름 인기있던 레스토랑이 어느 평론가의 한 마디로 인해 폐업 수준까지 이르게 되는데 원인에는 잘못된 푸드 페어링이 있었다. 레스토랑 오너의 음식솜씨도 훌륭했고 와인역시 좋은 와인이였지만 손님은 더 이상 식당을 찾지 않았다. 왜일까. 치맥(치킨+맥주), 삼쏘(삼겹살+소주)처럼 와인계에도 변하지 않는 공식이 있다. 바로 굴에는 샤블리이다. 여기서 샤블리는 프랑스 보르고뉴의 최북단에 위치한 와인생산 지역 이름이다. 굴의 비릿함을 없애고 오히려 굴이가진 밀키함과 소금냄새를 보다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와인 샤블리. 하지만 샤블리라고 모두 굴과 어울리진 않는다.

아무리 좋은 와인이라 하더라도 오크향이 진하게 나는 샤블리 와인은 오히려 굴의 비릿한 단점을 더 부각시키기 때문. 값이 비싸고 유명한 와이너리의 와인이라고 전부 푸드 페어링에 성공한다는 공식은 없다. 앞으로 굴을 먹을 땐 와인의 가격은 신경쓰지 말고 미네랄이 풍부하고 산미가 높은 샤블리를 선택해보자.

양꼬치엔~ 쉬라즈
양꼬치엔 칭따오처럼 양꼬치와 푸드 페어링에 좋은 와인도 있다. 바로 호주 산 쉬라즈 와인(Shirazwine)이다. 쉬라 품종은 프랑스, 칠레, 미국 등등 많은 지역에서 재배하고 있는 와인 품종이지만 그중 호주의 바로사 벨리지역(Barossa Valley)이나 맥라렌 베일(McLaren Vale)의 쉬라즈가 맛이 좋다.

호주산 쉬라즈 와인의 특징은 무겁고 어느 정도알콜 도수가 있으며 잘 익은 자두나 베리의 향이 나면서 스파이시한 탄닌과 함께 살짝 달콤한 마무리가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어떠한 육류에도 잘 어울리지만 그 중 양꼬치와 환상의 짝궁이다. 친구들 혹은 연인과 함께 양꼬치엔 칭따오도 좋지만 가끔은 쉬라즈 와인 한 병을 들고가는 센스쟁이가 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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