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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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데일리=임성민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인 확산세를 보였던 1분기에 변액보험 호재를 누렸다. 가입 건수는 줄었지만 초회보험료 규모가 급격히 커진 것이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서 수익률을 기대한 투자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변액보험 가입 건수는 6만6420건으로 1년 전(8만6008건)과 비교해 22.7%(1만9588건) 감소했다.

상품유형별로 보면 변액종신보험은 9047건으로 전년 동기(1만9502건) 대비 53.6%(1만455건) 줄었고, 변액연금보험은 2.77%(714건) 증가한 2만4994건이 판매됐다.

추가납입·중도인출 등의 기능을 가진 변액유니버셜보험은 2만6909건으로 전년 동기(3만4213건) 대비 21.3%(7304건) 줄었다. 유니버셜 상품 중 보장성보험은 37.8%(1만617건) 줄어든 1만7411건을 기록했고, 저축성보험은 6185건에서 9485건으로 53.5%(3313건) 증가했다.

변액적립보험과 변액CI보험 등의 가입 건수는 6585건에서 5470건으로 16.9%(1115건) 감소했다.

변액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수익률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투자형 상품이다. 투자형 상품인 만큼 투자 손실도 고객이 감수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신계약 초회보험료 규모는 3126억원에서 5955억원으로 90.4%(2829억원) 늘었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을 가입하고 가장 처음 낸 돈으로, 보험사의 성장성을 의미한다.

변액종신보험의 초회보험료는 32억원으로 1년 전과 동일했고, 변액연금보험은 938억원에서 1979억원으로 110.9%(1041억원) 증가했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의 초회보험료 규모는 1171억원에서 3263억원으로 178.6%(2092억원) 커졌다. 같은 기간 보장성보험은 100억원에서 73억원으로 축소했지만 저축성보험은 1071억원에서 3190억원으로 197.8%(2119억원) 증가했다.

변액적립보험과 변액CI보험 초회보험료는 985억원에서 681억원으로 30.8%(304억원) 줄었다.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증가는 기준금리 하락 영향이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기준금리가 0.5%포인트 하락하면서 시중은행 이율도 내려가 저축 상품의 가입 매력이 사라졌다. 이는 고액의 자산가들이 은퇴 자금을 비축할 곳이 없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고액의 자산가들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며 투자 수익률까지 기대할 수 있는 변액보험에 가입하기 시작하면서 초회보험료 규모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가입 건수가 줄었지만 초회보험료가 늘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고액의 일시납 가입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준금리가 하락하고 저축 이자가 떨어지면서 자산가들이 나름대로 안정적이고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변액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1분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변액보험 적립금은 6.19%(6조4612억원) 감소한 97조8936억원을 기록했다. 적립금은 보험금 지급을 약속한 보증준비금과 연관성이 있어 변액보험 운용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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