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강세이 편집기자 

<대한데일리=이봄 기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원유 선물 ETN(상장지수증권)의 투기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속되는 거래정지와 상장 폐지 위기에도 레버리지 원유 선물 ETN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14억원에 이르며, 괴리율도 여전히 30%를 웃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레버리지 원유 선물 ETN 상품 4종의 이달(5월 1일~ 25일) 거래대금은 857억3288만원에 달한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이 621억1758만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해 가장 많았으며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이 151억7991만원,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이 58억3710만원,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이 25억9891만원 순이다. 원유 가격이 30달러선을 회복하며 안정세를 이어가면서 향후 유가가 40달러선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한 투기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이달 레버리지 원유 선물 ETN 상품 4종의 실제 거래일수는 4일에 불과하다. 시장가격과 지표가격의 괴리율이 30%를 웃돌면서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라 ‘3일 간 거래정지→단일가 매매 재개→거래 정지’ 시행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해당 종목의 실제 거래일수가 4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레버리지 원유 선물 ETN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14억원 수준이다. 괴리율도 지난 25일 기준 모두 50% 아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30%를 웃돌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원유 선물 ETN을 두고 상장 폐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 규정상 ETN 종목이 한분기 중 20거래일 이상 괴리율 6%를 초과하면 거래소는 LP(유동성공급자) 평가에 나서며 F등급 이하 시 LP 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ETN 발행사가 LP도 담당하고 있어 LP 교체는 사실상 상장폐지를 뜻하는 셈이다.

현재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의 괴리율이 20거래일 이상 6%를 초과했으며 나머지 3종목도 모두 16거래일 이상 괴리율 6%를 초과했다. 해당 종목들은 오는 7월 진행되는 LP 평가에서 F등급 이하를 받으면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다만 지난해 진행된 분기별 LP 평가에서 F등급을 받았던 증권사가 1곳(NH투자증권, 3분기)밖에 없었다는 점을 보면, 상장 폐지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만큼 원유 관련 투자를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 황병진 애널리스트는 “석유시장 정상화 기대 속 연말 배럴당 40달러대를 목표로 하는 WTI 가격 상승세 전망은 유효하다”며 “다만 6월 OPEC+ 회동, 코로나 2차 확산 가능성, 미국-중국 갈등 등이 재차 유가 변동성 확대를 불러오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